개그맨 이수근과 류담은 개그계의 '음악 전도사'로 꼽힌다. 코미디에 개그를 접목시킨 이른바 '음악 개그'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2004년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뮤직드라마'와 '비틀지'를 잇달아 선보였다. 이수근은 두 코너에서 기타를 들고 개그를 이끌었고, 류담도 개그와 함께 수려한 노래솜씨를 뽐냈다. 올해는 개그맨 변기수와 함께 '고음불가'를 통해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두 사람은 각 코너에서 다른 개그맨들과 번갈아 호흡을 맞춰가며 개그와 하모니의 조화를 이뤄냈다. 류담은 2005년 또다른 음악코너 '노래교실 살리고'를 만들어 이수근 없이 음악 코너를 이끌기도 했다.
이들은 '고음불가'에 이어 최근 '야야야 브라더스'라는 음악 팀을 다시 결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수근이 다시 기타를 들고 류담과 뭉친 것. '뮤직드라마'에서 이들과 함께 출연한 개그맨 윤성호가 가세했다.
세 사람은 멕시코풍의 독특한 모자와 판초 의상을 입고 웃음을 전한다. '개그콘서트-봉숭아학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들은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영화 '데스페라도'에 등장한 음악을 개그 소재로 끌어들였다. 개그 도입부와 각 개그 아이템 사이에 "아야야야야~ 야야야야오~"라는 단순한 멜로디를 삽입, 흥을 돋운다.
"방송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관객의 반응이 남달라요. 노래에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꼬마 아이들까지 다들 들어본 노래라고 하더라고요. 첫 녹화 때 관객에게 '다 같이'라며 호응을 유도해봤는데 일제히 따라했어요."(이수근)
'야야야 송' 사이에 선보이는 개그는 반전을 통해 웃음을 끌어낸다. 아이들을 모아 놓고 개그를 했는데 한참 듣던 한 아이가 "아저씨, 어디에서 웃어야 해요"라고 되묻는 형식이다. 개그 자체는 새로운 형식이 아니지만 흥겨운 노래와 의상 등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셈이다.
"세 명 모두 맡은 역할이 있어요. 류담은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 이수근은 작은 키 때문에 꼬마로 오해받는 캐릭터, 저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다가 머리를 맞는 사람이죠. 제가 머리를 맞거나 반전으로 분위기가 썰렁하게 되면 '야야야'하고 노래가 시작됩니다. 다만 노래가 재미있다고 해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뒷받침할 내용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윤성호)
이들이 이처럼 '음악 개그'에 주력하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이수근은 "음악을 이용한 코너는 실패할 확률이 적고 관객도 많이 즐거워한다"면서 "듣는 재미에 보고 웃는 재미가 더해지기 때문인 듯한데 이는 '고음불가'의 성공요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음불가' 코너로 인기를 얻은 후 음반도 발매했고 콘서트도 했다. 하지만 그런 '가수활동'은 개그의 연장선이 아니었다고 한다.
"탤런트가 음반을 내면 비웃지 않지만 개그맨이 음반을 내면 웃죠. 우리가 음반을 낸 것은 그런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입니다. 재미있게 불러서 사람들을 웃기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나름대로의 음악성을 인정받기 위함이죠. 녹음할 때도 웃길 수 있는 부분을 뺐고, 음악으로만 승부하기 위해 애썼어요. 콘서트 때도 립싱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류담)
실제로 이수근은 1996년 강변가요제에서 노래 실력을 뽐낸 바 있고, 류담도 개그맨 데뷔 이전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했다. 이들은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음반 발매를 또 준비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개그 무대 외에 다양한 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수근은 '비타민' '해피투게더 프렌즈'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입담을 과시하고 있고, '가라이버'(www.gara2ber.com)라는 쇼핑몰도 운영한다. 윤성호도 이태원에 음식점을 냈다.
이수근은 "사실 개그맨이 설 자리는 개그 프로그램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개그맨도 버라이어티 등 오락 프로그램에 강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