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채주스·토마토수프 영양 '낙제점'(?)

미국의 유명 식품업체들이 요즘 한 식료품 체인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다.

미국의 한 식료품 체인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영양을 자체 평가해 점수를 매기고 있어 해당 업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미국 동부 5개 주(州)에 158개의 슈퍼마켓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나퍼드 브라더스'라는 이 업체는 지난 9월부터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품과 음료수 제품의 영양을 자체 평가해 점수에 따라 라벨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2만7천개 판매 상품 가운데 무려 77%에 대해 무더기로 최저등급이 매겨진데서 비롯됐다.

별을 하나도 못받은 상품에는 헬시 초이스 등의 냉동식품은 물론 V8 야채 주스, 캠벨의 토마토 수프 등 건강에 좋다고 자랑하던 가공식품 중 상당수가 포함됐다.

우유와 요구르트 제품도 사정은 마찬가지.

우유는 지방을 과다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과일이 첨가된 요구르트는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별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반면 과일과 야채, 연어, 시리얼 제품 등은 가장 높은 점수인 별 3개를 받았다.

한나퍼드 브라더스의 이러한 평가는 식품들의 영양이 광고 등 마케팅에 의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지적과 함께 미 식품의약국(FDA)의 영양 기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나퍼드 브라더스의 영양 평가 기준이 너무 엄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퍼드측은 "사지 말아야 할 상품 등의 목록을 제시하려 한 게 아니며 단지 소비자 참고용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대변인 카렌 엡스타인은 "나쁜 식품은 없다"면서 자사의 영양 평가는 "굿(Good), 베터(Better), 베스트(Best)로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품업체들이 처음에는 우려를 나타냈으나 업체와 해당 제품에 벌점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한 뒤에는 안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캠벨 수프 관계자는 자사의 '헬시 리퀘스트' 수프 제품은 FDA의 '건강 식품' 정의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면서 자의적인 평가 시스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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