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물연대 파업 닷새째…지역업체 '발동동'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가 닷새째 계속되면서 지역 업체들의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외국 바이어들이 계약 취소 움직임까지 보여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농기계 제작업체인 (주)대농은 컨테이너 150개 분량의 12월분 수출물량이 1일부터 운송 지연되고 있다. 150억 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김우민 생산관리팀 주임은 "하루에 컨테이너 10~15개씩 작업을 해야 정상적인 수출이 가능한데 현재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LCD 및 PDP 모니터 제조업체인 (주)KTV글로벌 경우 하루 5~10대의 컨테이너를 부산항에 들이지 못하고 부산역에 대기시키고 있는 실정. 한달 수출물량이 컨테이너 200~250여대분에 이르는 이 회사는 화물운송 기사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병조 (주)KTV글로벌 부장은 "바이어에게 매일 e메일로 파업상황을 설명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오더 취소'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절삭공구 생산업체인 한국OSG도 최근 일본에 주문한 생산 기계 6대를 부산항에서 들여오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이한우 상무는 "곳곳에 전화를 걸어 운송 부탁을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예정된 기계를 제때 설치하지 못해 전체 공정에 차질이 생겨 잠재적 손실은 하루에 1천500만 원 가량"이라고 전했다.

교직물 생산업체인 대구 성서공단의 경영텍스(주)는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사흘째 원사가 들어오지 않아 생산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이명규 경영텍스 대표는 "빨리 수출물량을 만들어내야하는데 원사가 모자라 큰 일"이라고 했다.

일부 업체들은 화물연대 소속원들이 회사에 찾아와 파업 참여를 강요하면서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주)일지테크 앞에는 지난 2일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찾아와 시위를 벌였다. 유경돈 총무과 팀장은 "4일 아침에 회사 화물 차량을 부수기도 하고 회사의 비조합원들에 대한 위협도 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화물운송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컨테이너 트레일러를 10대 보유한 지역의 중견 운송업체인 청우국제운송은 현재 절반 정도만 운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업체는 계약된 수출입 오더량의 2/3 정도를 근간히 맞추고 있다. 김상진 이사는 "우리 업체는 좀 나은 편이다."며 "다른 운송업체들은 90% 가량이 운송을 못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 컨테이너 구경을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우병길 대구세관 통관지원과 과장은 "급한대로 대구에서 하던 통관 절차를 부산 현지에서 곧바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수출입 운송을 하지 않던 운송업체들에게도 수출물량 운송을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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