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온돌공정

아궁이에 불을 때 방바닥을 데우는 난방장치인 '온돌'은 한국 고유의 난방법으로 수천 년을 이어온 한민족 생활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다. 방바닥 밑에 깔린 넓적한 돌(구들장)에 화기를 넣어 달궈진 돌이 방출하는 열로 겨울철 난방을 해결했다. 서양의 벽난로나 일본의 이로리(いろり) 등은 직접 열을 이용하는 방식인 데 비해 온돌은 구들장과 고래를 데워 발생하는 간접 복사열을 난방에 사용하는 차이가 있다.

○…중국 동북부와 몽골 일부 지역에서도 온돌과 비슷한 원리로 난방을 했지만 잠자는 부분에만 구들을 설치한 중국 동북부의 '쪽구들' 방식과 파오 바닥에 구들을 놓은 몽골 방식은 방바닥 전체를 데우는 '통구들'인 우리 온돌과는 분명 다르다. 온돌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중국 구당서(舊唐書)다. 구당서 고구려 항목에 "겨울철에 모두 긴 구덩이를 만들어 밑에서 불을 때어 따뜻하게 한다(冬月皆作長坑下然溫火亂取暖)"고 적고 있다.

○…최근 중국 학자들이 온돌의 기원은 '캉'으로 중국 북방에서 발생해 한반도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上海(상하이) 등에서 중국 문화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을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펴고 있다고 한다. 동북공정과 백두산공정에 이어 우리가 수천년을 지켜온 고유한 문화를 자기네 생활문화라며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기원전 5천 년쯤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온돌은 4세기 유적인 황해도 안악3호분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등장한다. 온돌은 삼국시대 이전에 한반도 북부 및 중국 동북부에 거주하던 부여족 계통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4, 5세기부터 북방계 민족이 남쪽으로 이주하면서 고구려'백제에 전해졌고 통일신라시대에는 하층민에 널리 사용되다 고려시대에는 전국적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군불을 잔뜩 땐 자글자글 끓는 아랫목에서 잠을 자고 나면 묵은 피로가 확 풀린다던 어른들의 말을 요즘에는 듣기가 쉽지 않다. 과거 대부분 산에서 화목을 구해다 아궁이를 지폈지만 70년대부터 연탄이 보급되고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온돌도 예전 같지 않다. 한'중'일 온돌 전문가들이 8일 '온돌 문화의 역사성과 세계화'를 주제로 국제온돌학회 학술대회를 연다고 하니 이참에 온돌 주인 찾기를 확실히 해야할 것 같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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