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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 성보재활원서 '일일 부모'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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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도 챔피언, 봉사도 챔피언"

"유명선수 직접 보니 너무 좋아요"

20일 대구 북구 복현동 성보재활원 조리실. 파란색 점퍼를 입고 무, 양파 등 채를 써는 덩치 좋은 사내들로 가득했다. 파란색 점퍼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삼성 라이온즈 야구 선수들. 이들은 이날 하루 야구방망이와 글러브 대신 칼과 주걱을 잡았다.

"만두(박진만의 애칭)야, 좀 제대로 썰어라. 야채도 잘 섞이게 젓고…. "

칼질이 서툰 양준혁 선수가 야채를 섞는 박진만 선수에게 우스갯소리를 하자 조리실이 웃음바다가 됐다. 요리와는 '담'을 쌓은 이들이라 요리 대신 야채 썰기 임무를 맡았다. 방망이질은 프로지만 칼질은 아마추어를 벗어나지 못한 것.

삼성 선수단 38명이 연말을 맞아 지체부자유 아이들이 함께 살고 있는 성보재활원을 찾아 '일일 부모'로 나섰다. 삼성이 지난 4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와 사회공헌협약을 맺은 뒤 처음 가진 행사.

처음으로 좋아하는 야구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본 아이들은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최혁(15) 군은 "선수들의 이름을 줄줄 외울 정도로 야구를 제일 좋아한다."며 "친구들과 야구할 때 주로 투수를 하는데 좋아하는 오승환 선수를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즐거워 했다. 선수들과 봉사자 등 어른들도 난리(?)가 났다. 심지어 "돌부처 오승환이 이렇게 오랜 시간 웃는 모습은 처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곳을 찾아 봉사하고 있는 적십자 봉사원들도 야구선수들 앞에선 "진정이 안 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5년째 성보재활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정연(59·여) 씨는 "평소에도 독지가들이 찾아오면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오늘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11월에도 복지재단인 '마야의 집'에 한국시리즈 MVP 상금 1천만 원을 쾌척했던 박진만 선수는 "기회가 잘 없어서 그렇지 자주 와서 복지시설에서 봉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수 성보재활원 이사장은 "선수들에겐 휴가나 마찬가지인 기간에 시간을 내서 찾아와 줘 너무 고맙고 덕분에 아이들의 얼굴이 더 환해졌다."고 했다.

한편 행사를 마친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티셔츠 등 선물을 재활원 측에 전달하고, 적십자사 대구지사에 100만 원의 적십자 회비를 전달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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