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숨은 암도 찾는다..암세포 결합 나노입자 개발"

연세대 천진우·서진석 교수팀..네이처 메디슨에 논문

머리카락 10만분의 1 크기의 나노(Nano) 입자를 이용해 2㎜ 이하의 작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조기 암 진단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세대 천진우(이과대 화학과)·서진석(의대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생체 내에서 암세포에만 결합하는 초고감도 나노 입자 '메이오'를 개발, 이 나노입자의 움직임을 자기공명촬영장치(MRI)로 선명하게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인터넷판에 이날 게재됐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논문에 따르면 현재 암의 진단과 치료계획을 잡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MRI영상은 몸 속에서 암세포가 상당히 커진 후에 발견되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지름 2㎜ 이하의 암은 MRI 영상만으로 거의 발견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형 나노물질 메이오를 혈관에 주사하면 이 나노물질이 암세포 특유의 '종양특이항원'에 반응하는 항체를 달고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미세 암세포를 찾아내는 자가 탐색 기능을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즉 암 검진을 받는 환자가 약물 형태로 만들어진 메이오를 먹게 되면 이 약물이 미세 암세포에 달라붙고 되고, 이를 MRI로 정확히 촬영해 조기 암 진단을 가능케 하는 셈이다.

첨단 자성설계공법(AME)으로 개발된 메이오는 크기가 10㎚(1㎚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하기 때문에 먹는데 큰 문제가 없다.

물론 이전에도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조영제' 개념의 나노물질이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적이 있었다. '클리오(CLIO)'라는 이름의 미국 제품은 메이오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몸 속에서 미세 암세포를 찾는 데 활용됐지만 그 질환 부위에 대해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실제로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클리오 주입에서는 보이지 않던 2㎜ 크기의 암세포 덩어리가 메이오 사용 시에는 선명한 MRI 영상으로 촬영됐다.

천진우 교수는 메이오의 자성설계공법에 대해 "산화철인 메이오 입자에 MRI 신호증폭에 가장 민감한 망간을 넣어 생체응용 MRI 신호를 클리오 보다 10배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비록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생체 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조기 암 진단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단 가능 분야는 간암과 폐암 등 암 뿐만 아니라 ,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같은 혈관질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서진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임상적 의의는 암의 크기와 모양 등과 같은 생김새 차원이 아닌 암의 분자적 성격을 알면서 동시에 2㎚ 정도의 작은 암세포를 영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늦어도 5년 안에 이 기술이 인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한다면 10년 후에는 암 진단용 먹는 약으로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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