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 7시간을 사무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이영숙(38·대구시 북구 구암동) 씨는 일을 마치면 눈을 뜨기조차 힘들다. 눈이 충혈되고, 따갑고 시리다. 틈나는 대로 인공눈물을 넣지만 그때뿐이다. 날씨가 건조한 겨울엔 증상이 더 심하다. 안구건조증 때문이다.
◆왜 생기나
기초눈물이 부족하거나 그 성분의 변동으로 인해 눈물층(점액층, 수분층, 지방층)에 이상이 생기면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을 통틀어 안구건조증이라고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눈물이 줄어든다. 40대 이후의 중년층에서는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 더 흔하다.
눈물층에 문제가 있으면 눈물이 빨리 마른다. 눈꺼풀에 염증이 있거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눈에 넣은 액체 상태의 약물의 지나친 사용, 수술로 인한 후유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도심지와 같이 대기오염이 심하거나, 인공조명 앞에서 일을 오랫동안 하면 시력에 의한 정보 입수가 많아져 눈은 건조하기 쉽고 눈물의 조성에도 이상이 생기기 쉽다. 또 만성질환으로 인해 오랫동안 약을 먹었거나 녹내장이나 다른 눈의 질환으로 안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안약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따갑고 시리고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이 불편하다. 이물감, 따끔거림, 시림, 가려움, 충혈, 바람이나 연기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실같이 끈적거리는 눈곱이 생기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눈물이 더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이물감 및 자극에 대한 반사작용 때문이다.
증상은 주로 오후에 심하게 나타난다. 독서나 바느질, 컴퓨터 작업 등으로 인해 눈을 오랫동안 사용했을 때 나빠진다. 또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나 건조한 겨울철, 습도가 낮은 실내에서도 증상이 심하다. 잠을 잘 때는 기초눈물이 적게 나오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더욱 눈이 불편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각막에 이물이 끼고 각막염, 만성 결막염, 눈꺼풀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진단과 치료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나 과거의 투약 상태 등에 대한 자세한 상담과 여러 가지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안과 전문의는 안과용 현미경으로 직접 눈물을 관찰하거나 눈꺼풀이나 결막의 질환 유무를 알아보기도 한다. 눈을 깜박인 뒤 눈물이 얼마나 빨리 마르는지를 측정하고, 여과지를 눈과 눈꺼풀 사이에 끼워 눈물 분비량을 검사하기도 한다. 이밖에 눈물 생성 및 배출기능검사, 세포염색을 통한 각, 결막의 상피세포 상태를 점검한다.
가장 보편적이며 간편한 치료법은 인위적으로 눈물을 보충하는 것이다. 인공눈물에는 물약, 젤리, 연고 등의 형태가 있으며 대부분 인공눈물은 오랫동안 넣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 간혹 인공눈물에 포함된 보존제(방부제) 성분 때문에 자극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엔 최근 개발된 1회용 인공눈물이 도움되겠다. 결막염, 각막염, 눈꺼풀염 등이 있는 경우 염증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함께 쓰기도 한다. 약물요법과 함께 환경을 습하게 만들면 눈물의 증발이 줄어들어 도움된다. 가습기를 틀고 방의 온도를 적당히 낮추고 머리염색, 헤어드라이어, 헤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자제한다. 외출할 때는 바람막이용 보호안경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약물치료가 효과 없다면 수술하는 방법이 있다. 눈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인 눈물점을 막으면 도움이 된다. 처음엔 흡수성재질인 콜라겐으로 만든 누점마개를 3일 정도 끼워 넣는데, 효과가 있으면 반영구적인 실리콘 재질의 마개를 끼운다. 드물지만 누점마개를 넣은 뒤 오히려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이를 빼내야 한다.
◇ 눈물의 종류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하루에 만드는 눈물의 양은 2, 3cc다. 눈물에도 종류가 있다. 기초눈물과 반사눈물. 기초눈물은 눈을 한 번씩 깜박일 때마다 흘러나오는 것으로 이는 안구 표면의 노폐물이나 이물질, 또는 세균들을 씻어낸다. 또 눈의 표면을 부드럽게 덮어서 눈을 보호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기능적 눈물로 정상적인 경우 눈물이 나오는지를 느낄 수 없다.
반사눈물은 아플 때나 슬플 때, 먼지 연기, 이물감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분비되는 기능이 없는 눈물이다. 안구건조증은 반사눈물보다 기초눈물이 부족해서 생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도움말·조희태 난초꽃피다 조희태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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