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이 '뚜벅뚜벅'…'걷기 예찬론자' 이인훈 씨

"오늘은 걸어서 출근하는데 수성교 주변 개나리가 조금 피었고, 국채보상기념공원 동백꽃도 봄을 알리고 있더군요. 대도시에 살면서도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은 걷기가 주는 기쁨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대구시 수성구 범어4동 집(장원맨션)과 직장(대구시청)을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는 이인훈(55·대구시 혁신도시지원단 이전기획담당) 씨. 1주일에 한두 번꼴로 걸어서 집과 직장을 오가고 있다.

맹자(孟子)가 군자3락(君子三樂)을 언급한 것에 비유, 걷기에도 3가지 즐거움이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무엇보다 걸으면 운동이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 좋아요. 몸이 찌뿌드드할 때 걷고 나면 단번에 개운해집니다.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어요. 걸으면서 직장이나 집안 일을 생각하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것도 걷기가 주는 매력입니다."

이 씨가 걷는 코스의 길이는 약 7km 정도. 집에서 대구시청까지 1시간 10분가량 걸렸고, 근무처를 시청 별관(대구은행 중앙로지점 5층)으로 옮기고 나서는 10여 분이 더 걸렸다. 수성구청~범어네거리~수성교~경대병원역~국채보상공원을 따라 걷고 있다. 큰 길을 따라 걷지만 처음에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차량 매연이 심하지 않아 상쾌하게 걷는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성주 벽진면 자산동과 성주농고를 2시간에 걸쳐 걸어서 다녔어요. 공부 좀 해보려고 걸으면서 영어 단어를 외곤 했습니다. 걸어다녔던 경험이 있었던 덕분에 걸어서 출퇴근을 하겠다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됐습니다."

걷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엔 어려움도 닥쳤다. 겨울이어서 매서운 바람에 귀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고 지루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두 달이 지나자 걷기의 매력에 조금씩 빠지게 됐다.

"먼저 몸이 가벼워지더군요. 실제로 몸무게가 1년여 만에 3kg 줄었습니다. 다리 근육도 튼튼해졌지요. 점차 속도를 높여 걷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습니다."

어느새 '걷기 예찬론자'가 된 이 씨는 출근해서도 승강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꼭 걸어다니고 있다. 동료에게 걷기의 매력을 알려주면서 동참할 것도 적극 권유하고 있다.

"걷기를 시작한 후 주변 사람들로부터 표정이 밝아졌다, 생동감이 넘친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걸어 출근하면서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저 자신도 에너지를 충전받기 때문인 것 같아요. 대구에 대한 애정이 많아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달라지게 만들었다는 게 걷기가 저에게 가져다준 가장 큰 변화입니다."

◇ 걷기 이렇게 시작하자

▶안전수칙 지켜라.

걷기에도 안전수칙이 있다. 심장이나 관절에 문제가 있거나 가슴 통증, 의식을 잃은 적이 있었다면 걷기 전에 반드시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 걷기 전후에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스트레칭 체조를 하는 것도 기본.

한국워킹협회 대구시지부 김대현(계명대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무국장은 "한꺼번에 너무 많이 걷지 말고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걷는 도중에 현기증, 두통이 있으면 즉시 걷는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벼운 신발이 좋다.

걷기 1, 2시간 전에는 양질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활기찬 걷기 운동에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 중이라도 식사를 거르고 걷게 되면 피로감만 늘어나고 무기력해진다. 걷는 도중에는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신발은 가벼운 것이 좋다. 또 내부에 충격을 완화시키는 쿠션이 있는 것이 좋다. 땀을 잘 흡수하고 통기성이 좋은 옷을 입는다. 걸을 때 시간 체크는 필수. 얼마나 걸었고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지 항상 체크하기 위해서다.

▶5주 걷기 플랜.

매일 걷겠다는 생각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돼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주 3회 정도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걷는 것이 적당하며, 처음에는 집 주변을 걷는 것이 좋다.

1주째는 2, 3㎞를 보통 걸음으로 걷는데 목표량만큼 걷지 못하겠으면 걷고 싶은 만큼만 걷는다. 2주째는 3, 4㎞를 땀이 날 정도의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3주째엔 2주째에 걸었던 양보다 0.5㎞를 늘려서 같은 방법과 보폭으로 걷는다. 4주째는 3주째 걸었던 양보다 0.1㎞를 늘려서 같은 방법과 보폭으로 걷는다. 5주째는 4㎞를 40분대에 걷도록 노력한다.

◇ 바른 걷기 자세는?

서는 자세:귀가 어깨중심 선에 오도록 턱을 당긴다.

가슴을 펴고 15m 앞을 바라보며 허리를 곧게 세운다.

걷는 자세:발끝을 11자로 모으고 뒤꿈치-발바닥-발끝의 3단계로 디뎌 나간다.

보폭을 넓게 하면서 약간 숨이 가쁠 정도의 속도로 걷는다.

어깨운동이 될 정도로 팔을 앞뒤로 활기차게 흔든다. (자료:한국워킹협회 대구시지부)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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