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식 자리에서
올해 직장생활 5년차인 정모(34.여) 씨. 술 매너, 식사 매너가 '꽝'인 선배 때문에 회식자리가 늘 스트레스다. 이 선배는 다른 사람이 건배 제의를 하면 입만 대는 시늉해놓고 자신이 건배를 외치면 반드시 술잔을 비웠는지 확인한다. 잔을 비우지 않으면 거침없이 타박을 날린다. "너만 몸 생각하냐?" 정작 몸 사린 것은 자기면서 일행들이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면 반드시 "한 잔 더!"를 외친다. 그만하고 싶어도 잔소리가 무서워 폭탄주 한 잔씩을 더 돌린다. 식사할 때는 더 가관이다. 메뉴를 정할 때 "아무거나 먹지."라고 해놓고는 다른 사람이 메뉴를 정하면 꼭 한 마디 보탠다.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집은 그 음식은 별로다, 어제도 그거 먹었다 등등. 잠시도 그칠 새 없이 불평을 늘어놓는다.
1. '맛이 없다, 이런 거 안먹는다'고 해놓고 정작 음식이 나오면 '괜찮네'를 연발하며 혼자 다 먹는 사람.
2. 고기 구워먹을 때 마치 고기가 혼자서 뒤집기라도 하는 것처럼 젓가락을 꼼짝도 않고 있다가 적당히 익을 무렵 잽싸게 젓가락 사용을 시작하는 사람. 대개 이런 사람들이 기껏 뒤집어놓은 고기를 따라가며 다시 뒤집는 만행(?)을 저지른다.
3. 삼겹살 구워먹을 때, 마늘을 불판에 몽땅 쏟아부어놓고는 뒤집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 사람.
4. 술만 마시면 목소리가 커지는 사람. 평소 얌전하기만 하던 사람이 취기가 어느 정도 오르자 안하무인격으로 변해버린다.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아 시비를 거는 경우도 많다.
5. 이밖에 음식 앞에 놓고 발암물질, 농약 운운하는 사람, 술에 취해 혀가 돌아가는데도 취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사람, 취기만 오르면 전화를 걸어 아는 사람 모두 불러내는 사람, 실컷 마시고도 2, 3차 가자고 우기는 사람 등등.
◇ 모임에 나가면
공무원인 최모(45) 씨는 아내가 모임에만 갔다오면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 이유는 사는 게 궁상맞다며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기 때문. 계원 중에 한 명이 은근히 잘난 척을 하는데 듣고나면 부아가 치민다는 것이다. 스토리는 대충 이렇다. 남편이 사업을 하는데 허구헌날 술에 절어 살고, 지난 달에는 술 값만 수백 만 원을 썼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는 것.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다음이 문제다. "생활비라고는 달랑 1천 만 원 밖에 안주면서 씀씀이가 너무 헤푸다.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날은 50만 원, 100만 원씩 옷 사입으라며 건네준다. 그래도 수완은 좋은지 이번 달에는 몇천만 원 번 것 같더라." 앞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남편도 똑같아"하며 위로섞인 맞장구를 쳐주던 계원들은 마지막 멘트를 듣고는 그만 고개를 돌려버린다. 결국 남편 욕이 아니라 돈 자랑이더라는 이야기. 비슷한 이야기 또 하나. 큰 아들 과외비, 학원비가 만만치 않다며 한숨짓는 친구에게 "우리도 마찬가지야"라고 실컷 공감해 줬더니 마지막에 결정타 한마디. "이번 학기에는 전교 5등으로 떨어졌지 뭐야." 아내는 앞에 있는 밥그릇 집어 던지려다가 간신히 참았다고 했다.
1. 학창시절 이른바 '꼴통'으로 이름 날렸는데 물려받은 재산으로 장사를 벌여 요즘 외제차 굴리고 다니는 남자. 공부는 뒷전이고 남자 꽁무니만 열심히 쫓아다니더니 반반한 얼굴을 디딤돌 삼아 얻은 남편 덕에 호의호식하는 여자.
2. '아는 것은 왜 그리 많은 지' 스타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는물론 첨단기술까지 모르는게 없다. 말만 나오면 '그건 말이야~'하면서 아는 척을 해댄다. 다른 사람이 말을 보탤라치면 '그건 아니지'하면서 면박을 주기도 한다.
3. '호가호위' 스타일. 특히 남자들끼리 모일 때 많다. 국회의원부터 시장, 검찰, 경찰, 기업가 등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난 주에는 검찰청 모 부장이랑 술 마셨고, 얼마 전에는 모기업 회장과 점심을 먹었단다. 학연, 지연이 삶의 모토다.
◇ 운전하다 보면
택시를 운전하는 김모(53) 씨는 오늘도 '도를 닦는' 기분으로 핸들을 잡는다. 방향지시등도 넣지 않고 끼어드는 것은 이제 일상다반사가 됐다. 이런 사람치고 미안하다며 양쪽 방향지시등을 깜빡이거나 손을 드는 경우는 절대 없다. 부지런히 따라가도 좌회전 신호받을까말까인데 앞 차와 10m 이상 거리두고 느긋하게 따라가는 차. 성차별은 절대 아니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여성 운전자이거나 휴대폰 통화 중이다. 경적을 울려봐야 꿈쩍도 하지 않는다.
1. 국도에서 규정속도가 시속 80km인데 70km 정도로 달리면서 1차로 절대 양보하지 않는 사람. 이럴 때면 2차로에는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화물차가 꼭 있게 마련이다. '도로 전세냈냐?'고 고함치고 싶지만 싸움날까봐 참는다.
2. 도로 합류지점 끝까지 가서 끼어드는 사람. 다른 차들은 추월해서 끼어든다는 인상줄까봐 미리 방향지시등 넣어서 조심스레 합류하는데 혼자서 쌩하니 달려가 막판에 끼어든다. 승용차 옵션으로 로켓포 발사장치가 없는게 다행이다.
3. 줄기차게 브레이크 밟는 사람. 앞 차와 적당히 거리를 두면 될 것을 3~5m 거리를 두고 쫓아가면서 수도 없이 브레이크를 밟는다. 운전하기에 너무 신경쓰여서 적당히 거리를 떼려고 하면 뒷 차가 전조등을 켜대며 난리를 피운다.
4. 주차선은 내 차지 스타일. 가뜩이나 좁은 주차장에 똑바로 세워도 옆 차 들어갈 공간이 넉넉치 않은데 죽어라고 주차선을 물고 세운다. 사이드미러를 접어주는 에티켓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문짝을 발로 차고픈 충동을 느낀다.
5. 도로 한 복판에 거의 차를 세우다시피 서행을 하다가 갑자기 1차로로 끼어들어서 유턴을 감행한다. 골목에서 무대포로 달려나오는 것도 예사.
◇ 공공장소에서
* 도서관 - 애정행각을 서슴치 않는 커플들. 둘이서 히히덕거리며 좋아죽겠다고 꼴사납게 굴더니 급기야 '하지마'를 연발한다. 도대체 무엇을 하지말라는 것인지. 또 하루에 한두명씩은 휴대폰 벨소리 울리는 사람, 꼭 있다. 열람실 밖에서 받아도 될 것을 꼭 휴대폰 통화버튼을 누른 뒤 "여보세요. 어, 나 도서관이야."를 외친 뒤 밖으로 나간다. 이밖에 미니스커트 입고 와서 허벅지에 손수건 올려놓는 여자, 군복 차림에 양말도 안 신은 채 슬리퍼 끌고오는 남자.
* 극장 -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소근대는 사람. 차라리 둘이서 비디오방에 가서 보든가. 변사도 아니면서 영화 줄거리를 미리 설명하는 사람. 딴에는 조용히 말한다고 하지만 전후좌우 서너명은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성량이다. 특히 결정적인 장면에서 판 깨는 게 취미인 듯. 아울러 잊혀질만 하면 한번씩 의자를 발로 툭툭 찬다. 앞자리에 사람 있는 것을 뻔히 보고도 신발을 벗은 채 앞좌석 팔걸이 틈새에 발을 끼운다. 수시로 휴대폰 열어보는 사람도 꼭 있다. 액정화면이 너무 밝아 신경을 거슬린다.
* 찜질방 - 찜질방인지 자기집 안방인지 구별 못하는 사람. 연인끼리 꼭 껴안고 자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겠는데 손의 위치가 19세 관람 불가인 경우가 많다. 술에 취해 들어와서는 코를 골며 자는 아저씨, 티셔츠가 말려 올라가 배꼽이 다 보이는 것도 모른 채 잠에 취한 아줌마. TV 앞에서 눕지도 않고 반듯히 앉아서 보는 사람. 안보인다고 항의하면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옆으로 5cm 쯤 옮기고 만다. 목소리 큰 아줌마 부대 서너명이 모이면 잠 자기는 포기해야 한다. 여기에 아이들까지 가세하면 시장판이 따로 없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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