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환영하는 이가 많지만 시름에 젖은 사람도 적잖다. 처지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더욱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이야기하고 싶다. 대구와 경북이 한마음으로 준비하면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몸바사 쾌거가 있은 지 10여 일, 그동안 많은 축하와 격려가 쏟아졌다. 당연한 일이다.
대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비로소 전 세계민에게 신고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지구인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단독 무대를 처음으로 갖게 됐다.
월드컵, 또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치르기는 했지만 그때는 합동 무대였거나 너무 조촐했다. 앞서 치른 두 대회와는 달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명실상부한 세계 3대 스포츠제전이다." 기자는 이 말에 묘한 우연의 일치가 두 가지 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한다.
첫째는 우리나라 3대 도시인 대구에서 세계 3대 스포츠제전인 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르게 됐다는 점이다. 인천에 밀린 지가 언젠데, 3대 도시는커녕 4대 도시도 위협받고 있다고 할 것이다. 지표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우리 마음은 아직 3대 도시다. 이는 육상선수권대회가 4년마다 개최에서 2년마다로 바뀌면서 위상이 약해져 올림픽, 월드컵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진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두 번째로 느끼는 우연의 일치는 '명실상부'라는 말에서다. 대회는 대구가 유치했지만 치르기는 대구와 경북 모두의 몫이다. 그래서 굳이 역할을 따지자면 대구는 이름(名)을 취하고 경북은 실리(實)를 가져라, 그래서 名(명)과 實(실)이 서로 부합되게 하라는 뜻 아닌가 싶은 것이다.
대구가 대회 성공 개최라는 이름을 얻기 위한 여러 제안이 나왔다. 대회 개최지로서 대구는 전심전력을 다할 것이고, 대회를 유치했던 저력으로 개최에도 성공할 것이다.
경북은? 어떻게 하면 실리를 취할 수 있을 것인지를 열심히 의논해야 하겠다.
우선 대회 관광객이 3만 명쯤 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와 있지만 이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 미술, 사진, 음악, 연극 등 예술 각 분야에서 대구와 경북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해서 맞춤 행사, 공연, 전시회를 마련하자. 더불어 세계적인 각종 대회, 국제 컨벤션, 산업 엑스포를 대회 기간 중에 유치하고 신설하자. 2011년은 'WORLDWIDE VISIT DAEGU YEAR'라는 얘기다. 물론 여기서도 표현은 '대구'로되 경북이 함께 누리도록 짜야 한다.
육상선수권대회는 미디어 축제다. 취재를 위해 찾아올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적어도 3천 명이다. 이들이 대회만 달랑 찍어서 보도하고는 '끝!'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세계 유수의 방송사, 신문사, 통신사들이 대회 취재차 왔을 때 대구는 물론 경북 각지를 다니며 대구·경북의 자연 환경과 문화 풍속, 산업 기술을 특별 취재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섭외하자. 육상경기 보도에 이어서 대구·경북 특별 기획물이 지구를 덮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북 강점의 하나인 신재생 에너지를 대회 컨셉으로 제시하는 방안은 어떨까? 마침 이 대회의 주 소비처인 유럽은 육상과 함께 신재생 에너지에 관심이 많다. 영덕이나 김천의 풍력, 영천 영주의 태양광, 포항의 연료전지…. 경북도가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으니 이를 관광과 함께 경북의 메인 이미지로 만들어 홍보할 수도 있겠다. 관광 인프라 구축은 말할 것도 없으므로 말을 줄인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파격적이고도 창의로운 아이디어가 수두룩할 것이다.
상상해본다, 2011년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뜨거운 박수 속에 치를 때 세계 각국의 TV와 신문과 잡지에 대구와 경북 구석구석이 소개되는 모습을. 세계의 체육인, 언론인, 경제인, 문화인들이 이러저러한 대회와 행사 참석차 구름처럼 몰려와 대구와 경북 곳곳을 누비는 장면을. 꿈을 이루려면 많이 상상하고 정성껏 노력해야 하겠다.
이상훈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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