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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와 '블라인드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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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매면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방위 홍보'에 나선 정부의 일 처리를 보노라면 頭緖(두서)가 없다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지난 11일 오후 대구상의에서 정부 4개 부처와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미 FTA 주요 협상내용과 지역기업의 대응방안 설명회'도 그랬다. 겉포장은 설명회였지만 실상은 '한미 FTA 홍보회'였다.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홍보를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왜곡된 정보가 아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에 한해서다. 그런 측면에서 대구상의에서 열린 한미 FTA 설명회는 저차원의 홍보였다.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 주었다.

대구상의 설명회에 참석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문화부 차관과 산자부 무역투자본부장, 보건복지부 과장 세 사람이었다. 문화부 차관은 인사말만 하고 바로 퇴장했으니 실제 참석자는 두 사람이었던 셈이다. 산자부 본부장의 설명은 기존 보도 수준에도 훨씬 못 미쳤다. '동원된 청중'은 제쳐놓더라도 귀동냥을 위해 설명회장을 찾았던 기업 관계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산자부 본부장은 한미 FTA협상에서 다른 분과와 달리 산자부 차관이 직접 섬유분과 팀장으로 나설 정도로 정부가 섬유에 기울인 노력이 각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의 주력 생산품인 폴리에스테르 장섬유는 즉시 관세 철폐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대구 섬유업계가 요구한 원산지 규정도 '패브릭 포워드'가 아닌 '얀 포워드' 방식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이처럼 대구 섬유가 한미 FTA 타결로 받는 혜택이 미미한데도 오는 17일 산자부 담당 국장이 또다시 대구에 내려와 섬유 부문 협상내용을 설명한다고 한다.

설명회도 좋고 홍보도 좋다. 그러나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한미 FTA 홍보와 의견 수렴을 협상 타결 전에 시작했다면 갈등상이 이처럼 극심하지 않았을 것이고, 피해 부문이나 계층의 설득도 훨씬 쉬웠을 것이다. 협상원문을 공개하지 않은 '블라인드 홍보'는 메뉴를 보여주지도 않고 무조건 맛있다면서 먹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믿어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믿을 수 있게 해야 믿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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