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美비자 면제, 조속한 결정을 촉구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한'미 FTA 합의문 서명에 맞춰 한국 등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현재 의회에 계류중인 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국이 비자면제프로그램에 가입하게 될 경우 90일 이내 단기 체류자는 상용 또는 관광비자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이 비자를 면제하고 있는 나라는 모두 27개국이다. 그동안 한국은 비자 거부율 3% 미만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휴가철이나 방학이 되면 비자를 받기 위해 관광객'유학생들이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길게 줄을 서 기다려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어 왔다. 건당 10만 원이 넘는 발급 비용도 그렇지만 지방주민이 개인적으로 직접 비자를 받을 경우 소모되는 많은 시간과 경비, 여기에 자존심 문제까지 결부되면서 미국에 대해 나쁜 감정만 쌓이는 것이다.

한해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수가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다. 방문자 수 8위내 국가 중 미국이 비자를 요구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한'미 관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연성이 떨어지는 유럽연합(EU) 국가도 비자없이 방문할 수 있는데 동맹 관계라면서 여전히 비자를 요구하는 것은 한국민으로서는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한'미 정상회담때도 한국이 비자면제프로그램에 조속히 가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언이 한'미 FTA 합의와 관련해 생색내기 '립 서비스'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 미 행정부와 의회의 조속한 비자면제 결정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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