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사뿐사뿐 걸어다니던 나들이 관광은 이제 그만! 바야흐로 화끈하고 흥미진진한 휴가를 추구하는 계절이 막을 올렸다.
이번 주 '어서오이소'는 여름 더위를 한방에 날려줄 '유쾌·통쾌·상쾌' 관광지를 다녀왔다. 바로 문경과 상주.
즐거움이 가득한 곳,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현장. 이곳에서 여름사냥을 한번 해보시라.
◆레포츠 천국
문경 하면 생각나는 곳이 뭐냐고? 문경새재! 폐광! 이렇게 대답했다면 당신은 낙제점.
요즘 문경은 레포츠 천국으로 뜨는 곳이다. 힘들여 돌아다니지 않더라도 쉽사리 레포츠의 현장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신이 레포츠 전문가가 아니라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철로자전거. 문경시내 곳곳에 있던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쓸모 없어진 기찻길을 활용한 것이다.
철로자전거를 타려면 진남역으로 가면 된다. 불정역 쪽으로 가거나 가은역 쪽으로 향하는 2개 코스가 있다.
불정역 방향은 낙동강 지류인 영강을 끼고 돈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에 흠뻑 취할 수 있다. 강변을 바라보는 눈의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가은역 방향은 2개의 터널을 지난다. 굴 속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무척 좋아한다. 각 방향 모두 왕복 4㎞쯤으로 보통 30분 정도 걸린다. 1대당 1만 원을 받는다.
철로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진남역에서 나오다 보면 떼쓰는 아이들을 발견할지 모른다. 부근에 '카트라이더' 현수막을 붙여놓고 미니카를 탈 수 있는 시설이 있기 때문.
미니카를 타고 아스팔트로 포장된 주행로를 약 10분 정도 탈 수 있는 놀이시설이 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흠이라면 요금이 다소 비싸다는 것. 2인용 차 1대를 빌려타는데 1만 5천 원.
부근 문경활공장도 요즘 신흥 레포츠 중심지로 각광받는 중이다. 주위에 주흘산, 조령산, 성부종 등 백두대간의 명산들이 줄을 지어 있어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깜짝 놀랄 만하다."고 타본 사람들은 전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훌쩍 몸을 올리기에는 무리. 구경삼아 그냥 쳐다만 봐도 재미있다.
불정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길 부근에는 문경관광사격장이 있는데 이곳도 놓치면 아깝다. 공기총, 권총사격장과 함께 클레이사격장도 갖추고 있다. 날아가는 흙접시를 맞히는 클레이사격은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어 도전해 볼 만하다. 2만 원 안쪽이면 수십 발을 쏠 수 있다.
◆쉬어가며 노세요
너무 놀았다고 생각되면 조금 쉬어야 할 터. 문경새재 트레킹을 하면서 다소 여유를 느껴보자. 단, 한여름이므로 초저녁 무렵이나 아침이 좋을 듯.
뙤약볕에 너무 돌아다녀 다리가 아프면 문경석탄박물관으로 가보자. 과거 전국에서 2번째로 컸던 광산이었던 만큼, 이곳에 가면 문경의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다. 1994년 폐광된 은성광업소 자리에 만들어놨다.
실내 박물관에는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고, 시설도 깨끗하다. 영상물 방영시설도 있는데 탄광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여행에 지친 몸을 잠깐 쉬게 할 수도 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실제 석탄을 캐던 갱도를 재현해 놓았다. 230m에 이르는 갱 체험로에는 붕괴 순간, 갱내 사무실, 갱내 점심식사 등 갱 안의 실제 풍경을 보여주는 다양한 시설이 있다.
석탄박물관 옆에는 드라마 연개소문 세트장도 조성돼 있으니 드라마의 감동도 다시 한번 살려보자.
문경읍내로 나가본면 '문경종합온천'이 보인다. 온천은 온천인데 종합온천이라! 이름부터 궁금증을 만들어낸다.
들어가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온천은 맑은 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 들어가보면 맑은물 온천에다 흙빛 나는 탕도 있다. 지하 700m에서 뽑아 올렸다는 알카리성 온천은 여느 온천처럼 맑다.
그러나 지하 900m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채취했다는 칼슘·중탄산천 온천물은 황토를 풀어놓은 듯 탁하다. 칼슘·중탄산천 온천탕에 들어가면 '원탕'이라고 써붙여놨는데 수온이 30℃로 체온보다 낮아 서늘하다. 그런데 이 원탕에 사람들이 제일 많이 들어가 있다. 이색적이라서 원탕의 인기가 더 좋다.
온천이 다소 답답했다면 상주 경천대에 올라 땀을 낸 뒤, 용유계곡으로 달려가 시원한 물과 만나보자. 경천대는 하늘로 우뚝 솟아오른 절벽 위로 송림이 우거져 있고, 반대쪽에는 금빛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눈부신 절경이라 카메라 셔터 누르기 바쁠지 모른다.
용유계곡은 계곡 길이가 무려 10㎞에 이른다. 너른 바위가 많아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많다.
계곡이 깊어 수량이 많지만 수심이 그리 깊지는 않아 비교적 안전한 물놀이터. 깊숙한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이 옥처럼 맑다.
문경·상주, 전통의 고장에서 너무 놀기만 해 아쉬운 기분이 든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임란북천전적지를 들러보자. 1988년 9월 경북도 기념물 제77호로 지정된 곳.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순변사 이일이 이끄는 관군 60여 명과 상주 의병 800여 명이 북상하는 왜군의 선봉 주력부대 1만 7천여 명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숨을 거둔 싸움터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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