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자리를 만들자] ②지역 일자리 분석

1000大기업 대구 17·경북 41개 고작

"일하고 싶은데 갈 데가 없다." 구직자들의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통계청의 1995~2005년 사업체 기초통계보고서를 토대로 지역의 고용상황을 살펴보면 '처참하다'는 말 단한마디로 일자리 상황이 요약된다. 통계 수치와 체감 지수가 이처럼 잘 들어맞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대구의 제조업이 사라진다.

"한때 해마다 3천 명 이상의 신규인력을 채용하던 큰 기업들이 한꺼번에 무너졌고, 남아있는 대규모 사업장들도 타지역이나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지역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이춘근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구지역 고용을 위축시킨 가장 큰 원인으로 제조업의 몰락을 들고 있다. 1995년 대구의 고용 30%를 담당했던 제조업 비중은 10년 만에 21.5%로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섬유산업은 10년간 1천806개 사업장이 문을 닫거나 대구를 떠나면서 4만 3천96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그나마 제조업 부문을 지탱하고 있는 기계,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외지 투자에 나서면서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임경호 대구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상당수 섬유업체들은 생존에 급급해 고용창출 능력이 없고,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물류비용 때문에 아산, 평택 등 완성차 공장 부근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했다.

▲매력적인 직장은 찾기 어렵다

"구직자들이 꼽는 선택 기준은 임금수준과 안정된 고용입니다."

김동환 대구종합고용지원센터 지역협력팀장은 "영세한 기업에는 가려는 사람이 없고, 구직자들이 선호할 만한 기업은 아예 찾기 어렵다."며 "큰 기업을 유치하거나 키우지 않는한 지역 고용시장 상황은 계속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대구·경북지역의 상장업체와 1000대 기업 수는 인구에 비해 너무나 적다. 대구·경북의 상장업체 및 외부감사법인 사업체 수는 2007년 7월 현재 534개와 641개로 전국의 3.1%와 3.7%를 차지하고 있다. 또 매출액 기준으로 1000대 기업에 속한 기업은 대구 17개(1.7%), 경북 41개(4.1%)에 불과하다.

임금수준 및 노동강도도 타지역에 비해 열악한 형편이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5인 이상 사업체의 월 평균급여총액은 173만 3천437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13번째로 낮다. 경북도는 189만 5천861원으로 전국 평균 임금(199만 9천450원)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에 월평균 근로일수는 대구 23.6일, 경북 23.3일로 전국 평균(22.7일)을 웃돈다.

▲구·군별 일자리 변화는?

대구에는 10년새 구·군별로 일자리 이동이 극심했다. 가장 특이한 것은 중구의 몰락이다. 1995년 12만 3천 명이 일했던 중구는 2005년에는 7만 6천 명을 고용하는데 그쳤다. 건설업, 금융·보험업, 도소매업 등으로 1990년대 중후반까지 대구의 중심 상권이었던 중구는 상권 분산으로 하락을 거듭했다. 주택 밀집지역인 서구, 남구의 일자리도 감소했다.

반면에 성서공단을 끼고 있는 달서구와 학원·음식점 등이 집중된 수성구, 칠곡 신도시를 안고있는 북구에는 일자리가 집중됐다. 달서구는 10년간 3만 4천 개 , 수성구 1만 700개, 북구 8천500개가 늘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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