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결승 투런포…삼성 3연승 '휘파람'

야구에서는 투수의 위력적인 공, 타자의 호쾌한 타격 뿐 아니라 기초가 잘 닦여진 수비와 주루플레이 등 세밀한 부분이 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고교야구 경기 도중 중요한 고비에서 수비 실수나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가 나오며 경기가 뒤집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프로야구 역시 이따금 이러한 장면에서 울고 웃는 경우가 생긴다.

삼성 라이온즈 2루수 겸 9번 타자 신명철이 공·수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7일 광주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회초 2사 2, 3루 때 신명철은 2타점 중전 안타를 날렸고 공이 홈으로 송구되는 사이 2루까지 뛰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덕분에 박한이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반면 3회말 내야 땅볼 타구를 병살 플레이로 연결하지 못해 동점의 빌미를 제공, 고개를 숙여야 했다. 1사 만루 위기에서 장성호의 내야 땅볼을 잡은 유격수 박진만이 2루에 들어온 신명철에게 송구했지만 이를 잡은 신명철이 1루에 던지는 과정에서 균형을 잠시 잃는 바람에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는 데 실패,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1점을 만회한 KIA는 이어진 2사 1, 3루 기회에서 최희섭의 중전 적시타와 볼넷 3개를 묶어 기어이 4대4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빛나는 수비로 동점 상황을 이어갔다. 4회말 삼성 우익수 박한이는 김종국의 우전 안타 때 홈으로 뛰어들던 2루 주자를 정확한 홈 송구로 잡아냈고 5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김한수의 타구를 KIA 유격수 김종국이 넘어지며 잡아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균형이 깨진 것은 7회초. 양준혁과 심정수가 바뀐 투수 펠릭스 로드리게스로부터 거푸 볼넷을 골랐지만 박진만의 외야 플라이를 잡은 좌익수 조경환이 2루에 송구해 2루 주자까지 잡아냈다. 졸지에 상황은 2사 1루.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이정식.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정식의 홈런으로 팀이 6대4로 다시 리드, 한숨을 돌린 신명철은 9회초 1타점 2루타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삼성은 4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신명철 외에도 심정수가 3타수 2안타, 박진만과 김한수가 5타수 2안타를 치는 등 장단 14안타로 KIA를 8대4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8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한 마무리 오승환은 24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7일 야구 전적

삼성 031 000 202 - 8

KIA 004 000 000 - 4

▷삼성 투수=안지만 임창용(3회) 조현근(4회) 윤성환(5회) 권혁(6회·6승) 권오원(8회) 오승환(8회·24세이브) ▷KIA 투수=정원 손영민(3회) 문현정(4회) 신용운(5회) 로드리게스(7회·1패) 이상화(7회) ▷홈런=이정식(7회 2점·삼성)

롯데 4-3 두산(사직)

SK 9-6 한화(대전)

LG 2-2 현대(잠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