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통해 애향심을 기르는 사람들이 있다. 재경 대구지역 고교 동문 기우회장 모임이 바로 그것. 현재 대륜고, 대구고, 경북고, 대구공고, 대건고 등 5개 고교 동문 기우회장들은 연합회를 조직, 매년 친선 바둑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샛별기원에서 제 5회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0년 시작된 이 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율이 높아지고 향후 계성고, 영남고 등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최근 한자리에 모인 5개 고교 동문 기우회장들은 저마다 모교 기우회 자랑에 열을 올렸다.
먼저 이번 바둑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륜고의 주진곤(58) 회장은 100여명의 회원들이 매년 5, 6월 경에 대회를 개최한다고 했다. 이 대회에서 우수 선수를 선발해 이번 대회에 참석시켰다. 대회 전날에는 금주령을 내릴 정도로 우승에 대한 집념이 대단했다고 한다. 또 동창회에서 기우회를 별도로 지원한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다음은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대구고 하재안(58) 회장. 아마 7단 실력의 소유자인 하 회장은 해마다 11월 11일 서울 강남의 한 기원에서 자체 대회를 연다고 소개했다. 50여 명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고 기수별로 3명씩 출전해 대회를 치른다. 출전선수들의 기량에 대해 하 회장은 "대략 1급 정도"라며 회원들의 실력을 전했다.
고수들이 수두룩하다는 경북고의 김상길(55) 총무도 자랑에 가세했다. 그는 이미 15년 전에 재경 경맥기우회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회를 개최하면 회원들이 너무 많이 참여하면서 '경석회'라는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고 했다. 실력에 상관없이 가입해 활동하면서 자체적으로 승률을 기록하고 단수도 정한다고 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대구공고의 김계현(68) 회장도 나섰다. 대구공고는 매년 5월 자체적으로 바둑 한마당을 열고 동문들의 친선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공고 출신의 프로기사 윤종섭 3단은 학교의 자랑거리라고 했다. 유독 바둑계에서 맥을 못 추는 대구에서 윤 3단은 거의 유일한 프로기사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건고의 배명은(53) 회장 차례. 배 회장은 태국바둑협회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고 공인 아마 2단증도 소유하고 있는 바둑 마니아다. 또 16년전 배 회장이 주도로 동기생(22회)들과 '호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회원들은 분기별로 20판 이상을 둬 승률이 70% 이상이면 승단하는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학교 자랑에 열을 올렸지만 공통점은 한가지였다. 바둑을 통해 동문들의 친선과 애향심을 기른다는 것이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