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장애인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술술 풀릴 겁니다."
대구시청에서 장애인들의 재활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장애인(지체 3급) 공무원 최문숙(33) 씨는 요즘 부쩍 업무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시청에서 맡고 있는 업무가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을 돕는 일이라 절로 힘이 난다는 것.
최 씨는 지난달 30일 단행된 대구시 하반기 인사에서 산적한 장애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적임자로 발탁돼 어린이회관에서 시 본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구시의 장애인 공무원 243명 가운데 처음으로 시청에 입성한 최 씨는 공무원 사회 안팎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부담이 되지만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장애인 재활시설에 국비, 시비 등 보조금을 지급하고 애로사항을 수렴·상담하는 일이 제 업무인 만큼 일반 공무원보다는 좀 더 애착이 가겠지요."
1997년 대구시 9급 공채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최 씨는 그동안 동사무소와 차량등록사업소, 어린이회관 등지에서 예산, 회계 등 행정업무를 맡아왔다. 대구대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한 최 씨는 능력을 인정받아 2002년에는 8급으로 승진했고 이번에 장애인 문제를 해결할 전문공무원으로 발탁됐다. "언젠가 한번은 장애인 업무를 맡게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시청에 배치받고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부담감도 듭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욕구를 잘 파악해 대응하면 어려운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걸로 봅니다. 불만에 찬 장애인들도 저를 보면 희망을 갖게 되겠죠."
최 씨는 왜소증 장애인인 아버지를 닮아 키가 110cm밖에 되지 않는다. 팔과 다리의 길이가 정상인들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손가락 길이도 짧아 컴퓨터 키보드를 만지는 것이 어색해 보일 정도다. 그러나 최 씨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이를 극복해왔다. 최 씨는 "장애인 공무원이 뉴스가 되는 게 현실이지만 장애인들이 사회 여러 분야에 더 많이 진출하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장애인들에게 희망이 된다는 생각으로 저 자신에게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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