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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정끝별 作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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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어스름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다 늦은 저녁. 젊은 부부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일터에서 돌아옵니다. 밀물을 타고 돌아오는 지친 배처럼 말입니다. 世波(세파)란 말도 있거니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거친 바다에서 싸우는 일과 다름없습니다. '가까스로'란 부사가 감당하고 있는 삶의 무게. 가난한 연인은 하루 동안 입은 상처에 손을 갖다 대고 서로를 慰撫(위무)합니다.

단칸방이겠지요? 좁은 단칸방이라서 서로 더 가까이 밀착할 수 있었겠습니다. 여기서 배는 두 겹의 의미를 담고 있지요. 바다의 배와 몸의 배. '벗은 두 배'란 시어가 풍기는 뉘앙스. 그러고 보니 바다와 배는 각기 여성성과 남성성을 상징하네요. 'ㅁ'이라는 음소가 겹치고 'ㄹ' 음소가 나란한 '밀물'이란 단어도 여간 심상치 않습니다. 오밀조밀 숨겨진 이런 장치들이 시의 맛을 풍부하게 만드는군요.

밀물처럼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거친 바다의 고된 항해를 마치고 이제 닻을 내려야 합니다.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위무하십시다. 동살 비치는 새해의 새벽에 희망과 기대를 걸어두고.

장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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