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허물어지는 토종 流通산업

대구 유통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전국 有數(유수)의 유통업체가 속속 대구 입점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달려드는 것은 '소비가 있는 곳은 무조건 찾아 간다'는 업계의 철저한 시장 논리에 따른 것이지만 GRDP(지역총생산) 전국 꼴찌인 지역의 경제사정으로 볼 때 그렇게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중구 계산동 1만3천㎡에 백화점을 짓기로 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대구의 새 중심가인 수성구 범어동에 벌써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구 봉무동 신도시 이시아폴리스에는 명품 할인매장인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설 예정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많은 것이 좋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토종 유통산업이 그 명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유통산업이 강한 도시였다. 섬유'건설과 함께 지역경제를 살린 3대 축의 하나였다. 그 핵심에 대구'동아백화점이 있었다. 양대 백화점으로 인해 중앙 세력이 침투하지 못한 것은 대구가 전국에서 유일했다. 이제 그 아성이 무너진 것이다. 가뜩이나 생산기반이 열악한 대구에 외지 유통업체들이 난립하면 그만큼 역외 자금 유출이 심각해진다는 점이 숙제로 등장했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자유 경쟁'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대구시는 취약한 지역 유통업계를 감안, 지방정부로서 제지할 것은 제지하면서 지역 유통업체가 경쟁력을 갖도록 유도해야한다. 그것이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이다. 아울러 지역 유통업체도 환골탈태해야 한다. 좋은 곳에서 쇼핑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다. '지역업체'라는 이유로 지역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대는 지나갔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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