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이 지나더니 봄이 오는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도다. 아직 삭막한 가지 끝엔 아기토끼의 꼬리 같은 새로운 눈이 토실토실 움터 있는 모습을 본다.
주말 산천은 벌써부터 이른 행락객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하지만 하산길에 하나씩 들고 내려오는 새눈가지, 꽃눈가지를 보고 있자니 얼마 오지도 않은 봄이 발걸음을 돌려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사람의 욕심이 이쪽 가지를 꺾어가고 또 한사람의 욕심이 저쪽 가지를 꺾어가니 새눈이 앞다투어 움튼들 산에 남아 오는 이를 맞아줄 겨를이 없다.
사람이 계절을 바꾸고 새눈을 틔울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구는 삭막한 세상사를 잠시나마 잊기 위해, 누구는 자연이 그리워 무작정 산야로 나섰다면 이번 주말에 만나는 새눈은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거기 그대로 두고 볼 일이다.
박윤정(imaeil.com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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