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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흔적 숨기려고…'日 철관 매장 괴담' 사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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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만든 관에 넣고 용접해 매장…항일투사 권오설 선생 유해 발굴

일제가 항일 투사 권오설 선생(1899∼1930)에 대한 고문치사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쇠로 된 철관에 넣어 매장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권 선생의 후손들은 14일 안동시 풍천면 가일마을 공동묘지에서 선생의 유해를 발굴해 부인과 합장하고 봉분을 쌓는 과정에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오던 철관을 확인했다. 관 뚜껑은 녹슬어 없어졌지만 측면 사각 철판이 그대로 드러난 철관은 선생이 순국하던 해인 1930년 4월 17일 당시 일제가 선생을 서대문형무소에 가둬 놓고 갖은 구타와 고문으로 숨지게 한 사실을 유족들에게 숨기기 위해 사용한 것.

이날 발굴작업을 지켜보던 유족과 마을 주민들은 "철관을 열어보지 못하도록 용접을 한 흔적까지 발견됐다"며 일경의 만행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주민들은 철제관이 발굴되자 "일제가 선생의 시신과 함께 혼까지도 철관 안에 가두어 놓으려 했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권대용씨 등 유족들은 순국한 선생의 시신은 당시 일경의 삼엄한 경계 속에 고향 안동으로 운구돼 봉분 없이 평장으로 공동묘지에 묻혔으며, 유족들의 장례 참여 저지는 물론 묘비도 세우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선생은 1919년 3·1운동 당시 전남도청 공무원으로 재직 중 광주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했으며 1923년 사회주의 단체인 화성회(火星會) 결성에 참여한 데 이어 경남 마산에서 조선공산당 마산지부 창당에 나서는 등 일제 치하에서 줄곧 독립활동을 했다.

경북고의 전신인 대구고등보통학교를 나온 선생은 안동에서 풍산 소작인 조합을 이끌고 일직면에 일직서숙(一直書塾)을 세워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1926년 6월 제2차 조선공산당 검거사건으로 일경에 체포돼 4년여의 옥살이 끝에 만 31세의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

좌익계 독립지사였던 탓에 독립운동 활동상이 빛을 보지 못했으나 지난 2005년 3월 1일 처음으로 정부가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후손들은 뒤늦게나마 선생의 무덤에 봉분을 올리고 작은 비석도 세울 예정이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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