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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의 필름통]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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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아티스트 중에서 비틀즈의 노래만큼 많이 리메이크되고 꾸준히 사랑받는 것도 없을 것이다.

지금도 이 순간에도 세계 어느 클럽에서는 'Hey, Jude'가 불리고 있고, 또 누구는 'Blackbird'를 흥얼거리고, 누구는 사랑하는 이와 'Yesterday'를 함께 부르고 있을 것이다.

비틀즈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비틀즈만 떠올리면 70년대 격동과 상실의 시대가 떠오른다. 미국에서야 반전시위에 대마초로 참담함을 녹이는 젊은이들이 오버랩되겠지만, 한국에서는 학사가수 김상희의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병~' 노래가 전축가게에서 흐르고, 흑백TV에서 왕왕거리는 새마을 노래와 박치기왕 김일의 레슬링이 연상된다. 세상살이야 팍팍했지만, 당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70년대는 청춘의 시대다. 비틀즈의 노래는 그런 향수를 자극해 묘한 시간여행을 하게 만든다.

비틀즈의 주옥 같은 노래 33곡으로 만든 뮤지컬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주는 것도 그런 향수다.

월남전이 한창인 1960년대 후반. 영국 리버풀 선착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청년 주드(짐 스터게스)는 태어나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간다. 낯선 그곳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준 것은 맥스(조 앤더슨)라는 친구. 주드는 맥스와 함께 화가의 꿈을 키우며 같은 건물의 뮤지션들과 어울린다.

주드는 맥스의 여동생 루시(에반 레이첼 우드)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 와중에 맥스는 베트남전에 징병되고, 루시가 반전 시위에 더욱 열성적으로 참여하면서 주드와의 사이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여기서 주드는 'Hey, Jude'의 주드고, 루시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의 루시다.

스토리를 만들고 음악을 집어넣는 다른 뮤지컬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음악이 스토리를 만든다. 선착장에서 'Girl'을 부르면서 시작해 'All you need is love'로 끝을 맺고,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로 엔드크레딧을 처리했다.

2002년 '프리다'를 만들었던 줄리 테이머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인형극,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류감독이다. 이 영화에서도 화려한 시각효과에 주옥같은 음악을 곁들여 잃어버린 청춘을 자극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인상적이다. '만들 수 없는 걸 당신이 어떻게 만들겠어요. 구할 수 없는 걸 당신이 어떻게 구하겠어요. 당신이 필요한 것은 사랑이에요. 그건 어렵지 않아요~.'('All you need is love')

세상을 다 아우르는 비틀즈의 노랫말이다. 시대의 고통과 격동, 상실의 아픔마저 녹여버린다. '부를 수 없는 노래는 당신도 어쩔 수 없어요'라는 노랫말은 체념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상처받은 사람을 따스하게 감싸안는 사랑이다.

비틀즈가 우주를 넘어 불멸의 아이콘이 된 것도 이런 아픔을 어루만지는 주술사 같은 치유효과 때문일 것이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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