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 프리즘] 6월 韓-日 '독립영화' 진수 막 오른다

동성아트홀서 16~내달 1일 한국·일본 걸작선

6.16~25 2008인디피크닉-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회와 6.26~7.1 일본언더그라운드영화걸작선.

6월 독립영화의 맛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상업영화의 달착지근함과 블록버스터의 거대함은 없지만, 참신성과 실험성으로 인해 영화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독립영화이다.

예술영화전용관인 동성아트홀은 6월 '독립영화 한일전'을 펼친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순회 상영회와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 걸작선을 잇따라 가진다. 한국과 일본 독립영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실사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형식도 다양하다.

지난해 12월 열린 서울독립영화제(SIFF) 개막작인 전승일 감독의 애니메이션 '오월상생'과 대상작인 김진만 감독의 '소이연(所以然)' 을 비롯해 수상작과 초청상영작, 본선 진출작 등 27편이 10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오월상생'은 광주의 5·18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며, '소이연'(35분·애니메이션)은 자연파괴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주제로 소이연이라는 제목은 모든 생명이 나름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뜻.

'투수, 타자를 만나다'(권상준·18분 30초)는 9회 초 투아웃에 마운드에 선 투수가 공 하나를 던지기까지 떠오르는 수많은 고민과 상념들을 그리고 있으며, 대구의 독립영화감독 김삼력의 '아스라이'(85분)는 다른 또래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가는 20대 청춘의 상실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독립영화답게 사회의 문제의식에 시선을 돌린 작품들도 많이 눈에 띈다. '살기 위하여-어부로 살고 싶다'(75분)는 이강길 감독의 새만금 다큐멘터리 중 세번째 이야기로 물막이 공사가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진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정부와의 투쟁 현장을 그리고 있다. '전장에서 나는'(공미연·87분)은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라크를 다녀온 파병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광포함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이외 본선 상영작인 '밥묵자'(민성아·애니메이션·10분 40초)와 '천년기린'(원종식·애니메이션·17분), '슈퍼맨의 하루'(이은천·19분), '아이들은 잠시 외출했을 뿐이다'(남다정·24분), '목욕'(이미랑·35분), '올드랭 사인'(소준문·24분) 등이 상영된다.

특히 윤성호 감독의 '은하해방전선'(95분)은 연애도, 영화도 말로는 베테랑인 초짜 감독 영재가 사랑과 일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실어증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예측불가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재미나 주제의식 등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 걸작선'은 일본 독립영화의 뿌리인 ATG가 최초로 제작, 배급한 핑크영화 '천사의 황홀'을 비롯해 와카마츠 고지의 대표작 4편과 아다치 마사오의 대표작 2편을 소개한다.

와카마츠는 60, 70년대 일본에 불어닥친 좌파운동과 함께 영화의 혁명을 주창한 인물이다. 1972년 아사마 산장 사건을 그린 '실록 연합적군' 이후 일본 독립영화의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감독이다.

와카마츠와 함께 아다치는 저예산 핑크 영화를 바탕으로 과격한 영상실험과 정치영화를 모색했던 문제 감독이다.

와카마츠는 '정사의 이력서'(1965년), '가라, 가라 두번째 처녀'(1969년), '천사의 황홀'(1972년), '물이 없는 풀장'(1982년)을, 아다치는 '여학생 게릴라'(1969년) '분출기원 15세의 매춘부'(1971년) 등 2편을 이번 걸작선에서 선보인다.

급격한 현대화와 일본의 군국주의, 좌파운동, 자위대 등 일본의 시대적 상황과 한계를 성이라는 주제로 은유하고 상징하고 있다. 눈 덮인 산을 여성이 발가벗고 달리는 신 등 성에 대한 묘사가 파격적이다. 그래서 이들 6편의 작품은 모두 19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남태우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이자 동성아트홀 프로그래머는 "대구에서 보기 힘든 작품들이 이번 6월에 대거 소개된다"며 "모두 뛰어난 작품성과 함께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라 독립영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일반 6천원. 053)629-4424(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http://cafe.naver.com/dartholic.cafe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동성아트홀은?=대구 유일의 예술영화 전용관. 200여석의 단관이지만, 한해 2만여명의 예술영화 마니아들이 찾는다. '잠수종과 나비' 등 멀티플렉스가 외면한 수작 영화들을 상영해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다. 동성아트홀 네이버 카페 회원만 해도 1만명에 이른다. 전국의 예술영화 전용관 중에서 가장 활발하고, 관객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곳이다. 위치는 동아백화점에서 대구역 방향으로 가다 왼쪽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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