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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66) 중국 총리는 2003년 현직을 맡았다. 그리고 3년여 사이 세계적 존경의 표적으로 떠올랐다. 취임 5년 된 올해는 國父(국부) 격으로 받들자는 중국인들까지 나타났다. 한 달 전 발생한 쓰촨(四川) 대지진이 계기였다. 현장에 살다시피 한 총리는 부모 잃고 우는 아이를 붙잡고 "네가 살아 나온 것만도 다행 아니냐" 달래며 함께 울었다. 산사태 위험 때문에 철수하려는 공병대에는 "작업을 계속하라, 명령이다, 10만 명의 목숨이 너희에게 달렸다"고 호통쳤다. 덕분에 중국인들은 참혹함 속에서도 가슴만은 따뜻할 수 있었다.

미국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에 져 재임 4년 만에 백악관을 비워줘야 했다. 걸프전 역풍 때문이었다. 성향이 비슷한 '아들 부시'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라크전을 일으킨 뒤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것이다. 2000년 그의 첫 대선전 때부터 우려됐던 상황이다. 하지만 그런 아들 부시도 최근 잠깐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2003년 이라크 폭탄테러로 미국인 등 22명이 희생된 이후 더 이상 골프를 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희생자 가족들과 마음이라도 함께 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100여일만에 지지율이 10%대로 폭락하고 촛불시위는 두 달 째 계속 중이다. 심지어는 진작부터 그의 남은 재임 시간을 카운트다운 하는 '퇴임시계'마저 인터넷에 떠다닌다. 마치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경우를 다시 보는 것 같다. 취임 일 주년을 맞아 지난달 현지 시사주간지 '마리안느'가 내 세운 커버 타이틀은 '제기랄, 아직도 4년이나 남았다니…'였던 것이다.

이 대통령에게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경영과 혼동해 빚어낸 정치 실패'의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 민주정치에선 결과(성과)보다 국민과 함께 가는 '동행'의 과정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원자바오의 성공은 바로 그 '동행'을 선택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도 실적 제일주의의 경영 마인드만 정치 전면에 내세워서야 탈이 안 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이 대통령 본인도 어제 드디어 "내가 경영은 아는데 정치는 몰랐다" "열심히 정직하게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는 자가 진단을 내놨다고 한다. 이번 주가 주목된다.

박종봉 논설위원 pax@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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