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포항지역 화물차 스톱…물류대란 현실화

화물연대 오늘부터 파업 돌입

13일로 예정된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앞두고 구미, 포항 등에서는 일찌감치 화물차 운행을 중단, '물류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 구미지회 소속 조합원 220여명은 12일 새벽부터 파업에 돌입, 화물차를 세웠다. 하루 평균 컨테이너 300여대를 운송하는 LG계열사 구미사업장의 경우 단기 파업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장기 파업시 운송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계열사들은 화물운송 거부에 대비, 15일 분량의 컨테이너를 항만으로 미리 수송했다. LS전선, 코오롱, 도레이새한 등 구미국가공단 내 10여개 기업체들도 수출제품 수송과 선적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포항지회 소속 조합원 400여명은 간부들의 조기 파업에 이어 1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공단2단지 미주제강옆 산업도로 진출입로는 파업 참가자들이 세워놓은 수십대의 화물차가 1개 차선을 완전히 점령하고 있으며 포항화물터미널에도 운행을 중단한 화물차량들이 수십대 멈춰 있다.

포항지역 화주사들은 총파업 이전에 수송물량을 최대한 소화시키려 했으나 차량 확보가 쉽지 않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단 A사의 한 임원은 "화물연대 조합원들만 아니라 비조합원들도 일하는 만큼 적자인데 뭣하러 물건을 싣느냐며 거부하고 있다"며 "사실상 물류대란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천·경산·경북북부(영주·안동·문경), 대구동부, 대구서부지회 등 대구경북지부소속 6개 지회, 1천200여명의 조합원은 예정대로 13일 전면파업에 들어갈 태세다.

화물연대 대구경북지역 조합원 수는 지역 전체 4만대 중 1천600여명(전국 1만3천여명)에 불과하지만 큰 사업체의 운송을 맡은데다 비조합원들까지 속속 파업에 가세해 파업의 파괴력이 상당하다.

특히 이번 파업은 고유가로 인해 화물차를 운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자발적 운휴(運休)'의 성격이 강해 파업의 강도가 그 어느때보다 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 이오식 지부장은 "치솟는 기름값과 운송사 등의 불합리한 운송료 착취로 조합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운송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합원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만큼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화물연대는 경유값 지원, 표준요율제 도입, 운송료 인상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더이상 추가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는 경유값이 ℓ당 1천800원을 넘을 때만 상승분의 절반을 지원하겠으며 표준요율제 도입은 연구용역을 통해 추후에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총파업에 대비, 군 트럭을 투입하고 운송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력을 투입해 단속키로 했다. 또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차량은 통행료를 감면해주고 2003년 이후 도입한 업무개시 명령을 처음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레미콘노조가 소속된 대구지역일반노동조합은 16일부터 전면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레미콘노조 경우 대구경북지역의 40%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어 건설현장 등에서 파업 여파가 미치는 영향을 두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공사현장 덤프트럭 기사들로 구성된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 대경지부도 16일 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민주노총도 16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포항·구미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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