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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기지론' 대구 가입, 전국 최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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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눈치 보여서" "집이라도 물려줘야"

노인들의 집을 담보로 잡은 뒤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 상품'을 취급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 대구지사. 최근 60대 후반의 한 노부부가 상담을 하고 돌아간 뒤 "안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기가 어려워 집을 담보로 잡고 매달 생활비를 만들어야 하지만 자녀들이 반대를 한 것이다.

'보수적'이기로 이름난 대구경북 부모들의 자식 사랑이 끔찍(?)하다. 다음달이면 '주택연금'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년이 되지만 주택연금 가입자가 전국에서 가장 적다.

'죽고 나서 자식들에게 뭔가 물려줄 것이 있어야 한다'는 전통적 상속개념이 너무 강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

한국주택금융공사 대구지사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주택연금 상품 실적을 집계한 결과, 대구경북은 고작 31건이었다. 수도권이 무려 537건에 이르렀고 대구와 인구가 엇비슷한 인천도 42건, 대구보다 인구가 적은 대전도 38건을 기록했지만 대구와 경북을 합친 것이 이들 도시보다 훨씬 적은 것. 전국적으로 779건의 가입이 이뤄졌지만 대구경북은 전국 실적 대비 3.9%를 차지할 뿐이다. 산업생산, 인구비례 등을 볼 때 모든 통계치의 10% 안팎을 차지하는 것이 대구경북인데 주택연금 신청자는 턱없이 적은 것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김익기 팀장은 "노인대학에 수차례 설명회를 나가는 등 홍보를 했지만 대구경북 사람들은 보수적이어서 '재산 대물림' 의식이 너무 강하다"며 "때문에 신청자가 전국에서 꼴찌"라고 했다.

주택연금 상담을 맡고 있는 주택금융공사 대구지사 허영수 상담사는 "요즘 노인들은 자녀들에게 손벌리기를 싫어해 '떳떳한 부모'가 되고 싶어한다"며 "최근엔 90대 노인도 역모기지론을 신청하러 오는 등 노인들의 의식변화는 뚜렷하지만 자녀들과의 관계 때문에 상당수 대구경북 노인들은 역모기지론 신청을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주택금융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에서 역모기지론을 신청한 사람 31명은 평균 59만1천939원의 월지급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수원 등 수도권은 110만원을 넘었고, 인천도 71만원에 이른다.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지방의 집값도 역모기지론 신청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이란?=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자기 집을 담보로 해서 금융회사로부터 노후생활자금을 연금 방식으로 대출받는 것. 남편이 세상을 뜨면 아내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게 된다. 부부 모두 세상을 뜨면 경매처분해 대출원리금이 회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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