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의]김용대 교수(영남대의료원)

콧 속 내시경시술영역 확장에 앞장

▲내시경을 이용해 코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는 김용대 교수(사진 아래).
▲내시경을 이용해 코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는 김용대 교수(사진 아래).

코 안쪽을 들여다보면 양쪽 뺨과 이마'눈'코 뒤쪽에 부비동이라는 공간이 있고, 각각의 공간은 관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코 안쪽과 눈 뒤쪽은 물론 부비동과 가까운 뇌와 뇌하수체종양이라도 코를 통하면 내시경적인 접근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이비인후과에서 부비동염(축농증),'비염,'비중격만곡증, 비성형술,'수면무호흡증,'코골이 등을 개선하기 위해 콧속을 통한 내시경시술이 보편화되고 있는 점은 이런 까닭에서다.

영남대의료원 이비인후과 김용대(47) 교수는 코의 이런 해부학적인 특성을 이용, 부비동염과 비염을 비롯해 콧속 악성종양에 이르기까지 내시경을 이용한 코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성인 콧속은 하루에 1~1.5리터의 분비물이 생기지만 호흡으로 증발되거나 목 뒤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 배출구조에 장애가 나타나면 콧속이 막히면서 호흡곤란과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소아의 경우 성장장애를 동반할 수도 있고요. 대표적인 질환이 부비동염으로 비염과 비슷하게 인구의 10%가 앓고 있습니다." 과거엔 점막 적출술 개념에 맞춰 입안을 절개한 후 부비동 점막을 완전 제거했으나 김 교수는 1994년 지역에서 처음으로 '기능적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도입, 1년에 약 400~450례의 부비동을 치료하고 있다. 그의 수술은 깔끔하고 재발률(3~5%)이 낮기로 정평나 있다.

"부비동염은 외국보다 우리나라 발생률이 더 높은데 외국의 경우 재발률이 10~20%에 이릅니다." 김 교수는 CT와 환자의 특성 등을 고려해 수술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코 안 점막은 미세혈관이 많아 수술 중 출혈도 많고 시야를 가리는 경우도 많지만 저혈압 마취로 출혈을 최소화하고 있다. 저혈압 마취를 하면 나던 피도 멈춘다. 자연히 염증이 생긴 부비동 안 손상된 점막을 보다 정확하게 찾아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수술도구를 이용해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코를 통한 내시경으로 할 수 있는 치료 중엔 부비동염과 비염, 양성종양(물혹), 뇌척수액 비루 외에 신경외과와 협진으로 이뤄지는 뇌하수체종양 수술 등 다양하죠. 심지어 사고로 안구가 함몰된 때나 갑상선 비대증으로 안구가 지나치게 튀어나온 때라도 콧속을 통해 안구를 밖으로 밀어내거나 안으로 끌어당겨 정상 위치에 두는 수술이 가능합니다." 이비인후과는 귀'코'목에 생긴 3분야 질환을 동시에 다루고 질환의 약 90%는 눈으로 봐서 진단가능하다. 김 교수가 이비인후과를 선택한 것도 의사로서 환자를 보다 쉽게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던 것. 96,97년 개인자격으로 유럽과 미국의 이비인후과 유명교수를 찾아 연수를 받아 전공 진료과목에 대한 이해와 내시경 테크닉을 한층 '레벨-업' 시키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 주된 연구과제로 삼고 있는 주제는 콧속 점막에서 흐르는 점액과 그 점액을 형성하는 유전자와의 관계를 밝히는 일이다. "콧물이 흐르는 원인을 밝혀내면 부비동염과 비염의 치료 기초를 정립할 수 있게 됩니다." 콧물은 염증인자(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가 코 점막에 붙어 점액유전자를 활성화하고 그 결과 콧물이 분비된다. 이 과정에서 점액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신호전달물질을 밝혀내면 콧물을 줄일 수 있고, 코 막힘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현저히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논문 150여편 중 20편이 SCI에 등재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그러면서도 그는 치료에 있어 원칙을 중시하고 있다. 최근 일선 병'의원에서 도입, 시술하고 있는 비염 레이저 치료법에 대해 김 교수는 정상 점막마저 손상시켜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평소 콧속은 촉촉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기온변화에 잘 대처하고 감기 등 가벼운 증상이라도 원인치료를 잘 하는 것이 호흡의 첫 관문인 코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탁한 공기나 중금속으로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프로필

△1987년 영남대 의대 졸업 △88~91년 영남대 의대 인턴'레지던트 △99년 계명대 의대 박사학위 △97~98년 미국 NIH,NIEHS 연수 △94~현재 영남대 의대 이비인후과교실 교수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대한비과학회 정회원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정회원 △대한안면외상성형연구회 정회원 △미국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국제비과학회 정회원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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