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강 이남서 여성 수사과장 1호 박미옥 김천경찰서 수사과장

"강력·마약계 18년…사무실은 어색하네요"

"서울지방경찰청 강력계와 마약계 등에서 사건현장을 누비다가 수사 책임자로 사무실에 앉아 있으니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서울을 제외한 역대 일선 경찰서의 여성 수사과장 1호인 박미옥(40·사진) 김천경찰서 수사과장은 22년의 공직생활 중 무려 18년 동안 서울에서 강력사건만 전담해 온 수사 베테랑이다. 서울경찰청에서 지난 1987년 순경으로 출발해 1년 후 경장으로 진급하고 경사·경위는 각각 4년 만에 초고속 특진을 할 정도로 사건현장을 누비며 범인검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경위에서 경감 승진은 8년 만에 심사로 통과됐지만, 수사실적이 인정돼 수사 분야 간부로는 역시 승진이 빠른 편이다. 박 과장은 자신이 관여한 주요 사건에 대해서는 숫자를 정확히 되새길 정도로 꼼꼼하게 설명하는 등 수사통다운 치밀함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2년여 동안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1997년 탈주범 신창원 사건. 1998년 5월에 수사진에 투입돼 전국을 다니며 '신창원의 여인들'을 찾아 그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8개월을 소요했다. "신창원과 관계된 10명 중 8명을 찾아 '그의 집에는 살림가구는 없고 운동장구만 있다' '강아지 1마리를 키운다'는 등의 여러 공통점을 파악해 '검거 매뉴얼'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전국 경찰에 배포했는데, 검거 당시 112신고를 한 시민의 신고내용이 매뉴얼과 똑같아 상부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기도 했다.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강력수사 기법을 전파하기 위해 경찰대 부설 수사연구원 강사를 맡고 있으며, 경찰 사이버 동영상으로도 강의 내용을 띄워놓고 있다.

"여형사는 물론 밤낮없이 사건현장에서 함께 활동해온 수사 직원들이 붙여준 '단군마마(여형사의 원조라는 의미)' 별명처럼 이들에게 선배로서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는 게 저의 역할입니다." 박 과장은 경북 영덕 출신으로 대구여고를 졸업했다.

"어릴 때부터 '시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으로 여겨 경찰에 입문했습니다." 서울사이버대학 법무행정학과 3년에 재학 중인 박 과장은 "직업병처럼 크고 작은 사건사고 해결에만 매달리다 보니 현재까지 미혼으로 지낸다"고 웃었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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