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치미술가 김승영 초대전…내달 12일까지 분도갤러리

"작가는 관객과 교류 원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과의 소통 부재에 대해 사과까지 했지만 촛불 집회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사회가 다변화될수록 중요시되는 것이 소통의 문제다. 현대 미술에서도 관객과의 교류가 커다란 화두다.

7월 12일까지 갤러리분도에서 초대전을 갖는 설치미술가 김승영(45)씨는 소통을 위해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작가다. 이전에 그는 물, 잔디, 나무, 낙엽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해 작업을 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mp3 등 인간이 소통을 위해 개발한 인공적인 매개체를 이용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작품 소재는 바뀌었지만 작가가 일관적으로 추구하는 주제는 '소통'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던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많이 느꼈다. 소통 부재로 인한 단절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그 상처를 치유하고 소통 부재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나는 작업한다. 내 작품은 생각의 차이를 풀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소통 문제를 다룬 미디어 화분들이 가득하다. 작품 '세상의 꽃'에서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장면들이 꽃(5×6cm 크기의 액정화면)을 통해 나타나고 동시다발적으로 스피커에서는 다양한 언어들이 혼재되어 흘러나온다. 작가는 인간의 오만함이 쌓아 올린 바벨탑 같은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의 갖가지 병폐는 의사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Watch'는 화분에 꽂힌 한 송이 꽃이 관람자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작품이다. 마치 아프리카 초원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작은 동물 미어캣이 발돋움을 한 채 좌우를 살피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세상을 향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이 작품이 말하는 메시지는 벽에 설치된 LCD 화면을 통해서도 암시된다. 각기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두 대의 선박이 서로 마주친 뒤 서서히 멀어져 가는 장면은 소통과 갈등의 해소를 표현한다. 작가는 부산 해운대에서 2척의 배를 빌려 이 영상을 직접 촬영했다. 이미지와 소리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작가와 관객이 상호 소통하는 미술)의 전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053)426-5615.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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