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을 하면 '마음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비롯해 불안, 스트레스,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요. 심신의 균형과 건강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태극권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 '자운도관'에서 태극권을 가르치고 있는 박성주(49) 관장. 태극권 경력 20년인 그는 "서양에서는 태극권을 '무빙 젠(Moving Zen:움직이면서 하는 참선)'이라고 일컫는다"고 했다. 태극권 수련은 다른 유산소운동보다 뛰어난 몸과 마음의 이완효과를 가져온다는 연유에서다. 박 관장은 태극권의 고장인 중국 베이징에서 태극권을 배웠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심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태극권과 도인양생 등에 입문하게 됐고, 중국까지 가서 태극권을 배우게 됐습니다." 중국인 사부인 까오즈잉, 량커취안씨 등으로부터 태극권과 형의권, 팔쾌장 등 내가삼권을 두루 배워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지에서 태극권을 가르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배출한 제자가 300명이 넘을 정도다.
중국 무술인 태극권은 깊은 호흡과 근육의 이완을 부드럽고 느린 동작과 함께 강조하는 것이 특징. 고도의 정신집중과 평정심, 평형감각을 요구한다. 박 관장은 "온몸을 한꺼번에 다 움직이는 게 태극권"이라며 "척추 등 평소 안쓰던 부분은 물론 오장육부까지 운동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움직임(동)을 알며(지), 움직임을 만드는 운(運)을 깨닫는(각) 것이 태극권의 요체라는 것이다.
태극권은 기세부터 합태극까지 95개의 동작으로 이뤄져 있다. 동작을 천천히 진행하지만 전신에 강한 힘이 들어가 있다. 균형을 잡으면서 발끝이나 손끝에까지 힘이 들어가야 한다고 박 관장은 강조한다. 1단계인 15가지 동작을 하는 데 3분 가량 걸리고, 95가지 동작을 다 하는 데에는 20~30분이 소요된다는 것.
현재 박 관장으로부터 태극권을 배우고 있는 사람은 30여명.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6대 4 정도다. 태극권의 '맛을 아는 데에는' 3개월 정도가 걸리고, 혼자서 태극권을 수련하려면 1,2년은 배워야 한다. 태극권을 배운지 8년 된 이선영(30'여)씨는 태극권 덕분에 건강을 되찾은 케이스다. "별다른 병이 없는데도 20대 초반에는 누워서 지낼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태극권을 배운 이후로는 친구들 가운데 제가 가장 건강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강해졌어요. 기혈이 잘 돌아서인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력도 좋아졌어요"
평소 쓰지 않던 척추 등을 운동하다 보니 태극권을 배운 후 키가 커지는 중년층도 있다.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태극권을 배운 후 키가 3.5cm나 컸다는 것. 박 관장은 꾸부정했던 척추를 곧추세운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태극권을 배운지 3개월이 된 한 여성은 "뒷목과 척추가 뻐근했는데 지금은 그런 증상이 없어졌다"며 "기혈의 소통이 잘 이뤄지는 덕분에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도 세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태극권 입문 3개월째인 김진호(51)씨도 "단전 호흡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동작이 부드럽고 기가 막힌 부분을 뚫어줘 50대 이상에게 적합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박 관장은 "마음도 순조롭게 잘 흘러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며 "마음을 강물처럼 잘 흐르게 해 균형점을 유지해 주는 게 태극권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의학계에서는 태극권의 다양한 심신건강 향상 기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태극권을 대체의학의 한 범주인 이완요법에 포함시키고 있다. 박 관장은 "태극권 수련은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며, 몸과 마음을 일치시키기 위해 동작을 천천히 하는 것을 매우 강조한다"며 "자신의 동작을 제 삼자 입장에서 바라보게 하며, 동작과 함께 깊은 호흡을 하면서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을 맺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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