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색깔에 대한 '진실과 오해'

색깔은 문화별, 국가별로 의미와 상징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색깔은 편견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보라색을 좋아하면 정신 이상자?

흔히 보라색은 평범하고 보편적이지 않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대립되는 색깔인 빨강과 파랑의 혼합인 보라의 태생에서 알 수 있듯이 남성과 여성, 감각과 정신 등 상반된 것의 혼합으로 인해 불분명한 색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에 파생된 생각이 보라색이 정신병동 환자들이 선호하는 색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심리학자 하이스와 힐트만은 밝은 파랑과 빨강이 섞인 보라를 정신병동 환자들이 가장 선호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파랑이 짙게 섞인 보라색의 '억누르는 힘'이 정신적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출구를 막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심리학자 체발리어는 보라를 빨강과 파랑의 균형에서 볼 수 있듯이 '중재의 색'으로 봤다. 열정과 이성, 사랑과 지혜 사이의 중심을 표현하는 색이라는 것. 결국 보라색은 학자별 주장에 따라 달리 표현될 뿐이다.

▶'핑크'는 여성만의 전유물인가?

1990년 세계 유명 화장품 업체인 에스터 로더 회장은 '유방암 퇴치 운동'의 상징으로 '핑크 리본'을 사용, 유방암의 위험성을 널리 알렸다. 또 한국에선 여아와 남아를 의미할 때 핑크를 여아의 상징으로 흔히 사용한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은 1920년대 들어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1920년대 사용되기 시작한 합성 색소인 '인디고'의 색상 중 특히 파랑이 남성에게 쓰이면서 그와 반대색인 분홍이 여성의 색으로 점차 확산됐다는 것. 실제 바로크 시대의 그림이나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그림에선 대부분 남아들이 분홍색 옷을 입고 전투모를 쓴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신 핑크는 '유아 색'이라는 데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감하는 부분이다. 설문조사에서 역시 가장 부드럽고 연약한 색으로 분홍색이 꼽히기도 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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