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비자 체감경기 하락폭 'IMF 수준'

2분기 소비자심리지수 19p 급락…2000년 이후 최저

이명박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한 가운데 올 2/4분기 소비자들이 느낀 체감경기 하락폭이 외환위기 때의 '대폭락세'에 거의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실제 느끼는 경기 하락세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가 아니라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국 30개 도시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2/4분기 소비자심리지수(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것)를 도출한 결과, 86을 기록하면서 전분기보다 19포인트나 폭락했다. 지수 하락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3분기 101→4분기 77) 24포인트 급락한 이후 최대 폭을 나타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 하락 충격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말과 비슷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올 2/4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2000년 4분기(86)이후 최저 수준.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3분기(112)까지 4분기 연속 상승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 106으로 떨어진 뒤 올해 1분기(105)에 이어 2분기에는 100 밑으로 추락했다. 지수가 10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6개월 전과 비교, 현재의 경기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나아졌다는 응답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생활형편전망을 나타내는 지수도 93에서 72로 떨어져 현재는 물론 미래의 생활형편을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가계수입전망 및 소비지출전망을 나타내는 지수 역시 전분기보다 각각 11포인트씩 하락한 87과 102를 나타냈다.

특히 현재의 경기를 판단하는 지수는 전분기보다 26포인트나 떨어진 40을 나타냈고 향후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지수 역시 44포인트 급락한 52를 기록, 현재와 미래 경기를 모두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물가수준을 전망하는 지수와 금리수준을 내다보는 지수 역시 각각 11포인트와 10포인트 상승한 159와 117을 기록하면서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향후 금리까지 상승, 빚을 진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됐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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