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반기 본격 경기하강 예고

물가 치솟는데 주요 경기지표 몇달째 하락세

하반기 경기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4개월째 가파른 동반 하락을 이어가며 하반기의 본격적인 경기하강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지수 계속 하락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과 투자, 소비 등 내수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재와 미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지수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 100.3으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해 4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1월 101.5에서 2월 101.2, 3월 100.9, 4월 100.5, 5월 100.3 등으로 집계됐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역시 전달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지난해 12월 7.0%에서 올해 1월 5.7%, 2월 4.3%, 3월 3.2%, 4월 2.8%, 5월 2.3% 등으로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경기 하강 초기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3개월 연속으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현재 4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은 경기 하강 초기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지표들이 경기 하강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을 보이자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5.6%까지 오르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추월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1%로 예측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크게 봤다. 상반기 성장률이 5% 중·초반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2%대 후반~3%대 초반 성장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고 있어 경제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분간 유가 동향이 한국경제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도 어둡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고유가 충격으로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

제조업체들의 '생산 위축'이 나타나면서 각종 서비스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의 국내건설 공사수주액 8조4천318억원 가운데 대구와 경북의 건설발주액은 각각 967억원(1.1%)과 1천573억원(1.9%)에 불과했다. 돈이 돌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짓겠다'는 수요가 쑥 들어간 것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비제조업 업황BSI를 조사하자 운수업과 사업서비스업의 업황BSI가 각각 69→50, 73→70으로 떨어지면서 업황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체들의 채산성BSI는 77에서 74로 하락했다.

비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고통이라고 응답(34.2%)했다. 비제조업체들은 향후 경기전망도 나쁘게 보면서 업황전망BSI가 68에서 61로 하락, 5개월 연속 업황전망BSI가 내려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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