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엔 선사시대의 유물부터 조선 근대사까지의 유물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창녕 한 곳만 찾아도 시대별 역사 학습이 가능하다. 선사시대의 고인돌, 가야시대의 고분과 유물, 삼국시대의 신라 진흥왕척경비, 통일신라시대의 술정리 동삼층 석탑(국보34호), 조선시대의 석빙고, 대원군의 척화비까지 꿸 수 있다. 게다가 창녕 우포늪이 있어 시간만 나면 하루 코스로 제격이다.
◆창녕박물관과 고분군
창녕 박물관엔 2개의 전시실과 시청각실이 있다. 가야시대 유물 116종 276점이 전시되어 있고, 고분 축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오라마(모형관)가 눈에 들어온다. 고분을 볼 때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할까. 먼저 고분에서 '분(墳)'은 흙을 쌓아 만든 묘를 뜻한다. 우리나라 고분은 선사시대 부족사회부터 고대왕조가 확립되는 삼국시대까지 왕성한 고분 축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신라의 삼국 통일 이후, 불교의 영향으로 화장이 성행해 고분이 사라지고 있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고분을 볼 때 고분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고분은 크게 구덩이식과 굴식으로 나뉜다. 구덩이식은 대개 돌로 된 석실과 흙으로 된 토곽, 나무널, 돌널 등을 사용한다. 대개 주검을 한번 묻으면 완전히 밀폐를 하는데 반해 굴식은 입구에 문을 만들어 추가로 매장을 하는 특징이다.
우리나라 무덤은 신석기시대부터 나타나며 청동기 시대 이후엔 무덤 형식이 다양해지고 매장하는 용품이 많아졌다. 통일신라시대 이후에는 매장하는 용품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있다. 무덤의 형태와 매장품이 많고 적음에 따라 시대 구분을 할 수 있다.
박물관 옆엔 6, 7세기에 만들어진 계성고분 이전 복원관이 있다. 계성고분은 주검을 위에서 넣어 안치하고 덮은 구덩이식과 주검을 옆에서 넣은 앞트기식 돌방무덤, 항아리를 넣어 만든 돌방무덤이 섞여 있어 여러가지 형식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이외에 석실 중앙부를 중심으로 별 모양의 방사선 형태에 색깔이 모두 다른 흙과 돌을 이용, 봉분을 만든 점도 이채롭다. 왜 그럴까. 의문을 가져볼 만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지석묘, 척경비, 척화비, 창녕 석빙고
박물관에서 창녕 시내로 들어오면 만옥정 공원이 있다. 면적 1만㎡의 공원 내엔 진흥왕 척경비, 대원군 척화비, 창녕객사, 지석묘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척경비에 새겨진 비문은 풍파에 씻겨 판독이 불가능하지만 대원군 척화비는 뚜렷하게 남아 있다. '양이침범비전칙화주화매국(洋夷侵犯非戰則和主和賣國)'이란 비문으로 대원군의 단호한 쇄국정치를 느끼게 한다.
창녕 석빙고는 만옥정 공원을 나와 명덕초교 건너편 길가에 있다. 조선 영조 18년에 세워진 석빙고는 규격화되고 제도화된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실내는 화강암 구조이며 진흙과 초분으로 구성돼 있다. 창녕 석빙고의 특징은 굴뚝이 없다는 것이다. 굴뚝은 석빙고 천장에 몰려있는 뜨거운 공기를 뿜어내는 환기창 역할을 하는데 굴뚝이 없는 것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굳이 굴뚝을 짓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을 알아볼까
먼저 박물관 전시실 입구에 있는 가야 지도를 통해 가야의 종류에 대해 알아본다. 가야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인 토기품을 관찰하고 이들 토기는 몇℃에 구어진 것인지 알아보자. 계성고분군에서 흙을 쌓은 색깔이 모두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자. 힌트는 공사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각기 다른 지역에서 흙을 구해오게 한 점을 기억하자.
만옥정 공원 내의 대원군척화비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해보자. 만옥정 공원의 창녕 객사는 목조 건축물로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대략 언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있다. 과연 얼마나 오래된 건축물인지 알아보자. 석빙고는 얼음을 보관하던 곳인데 얼음은 어디에서 가져올까. 석빙고 주변에 그 열쇠가 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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