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직장생활과 경제와 관련된 책을 통해 배운 지식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기회비용'이다. 인생에서 주어지는 어떤 기회의 비용을 따진다 하니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 기회비용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시로 선택의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 선택의 순간에 놓였을 때의 선택은 두 가지일 수도 있고, 세 가지일 수도 있으며, 그 이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의 개수가 어떻든 우리는 하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즉, 기회비용이란 그때 선택하지 않았던 것들의 '값'이다. 어떤 재화의 용도가 여러가지일 경우, 그 중에서 한가지만 선택할 수밖에 없을 때 포기한 것에 대해 포기하지 않았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평가한 것을 기회비용이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천만원이 수중에 있다. 이 돈으로 은행에 예금을 할 수도 있고, 주식을 살 수도 있으며, 땅을 살 수도 있다. 그런데 은행에 예금을 할 경우, 연간 이자가 원금의 5%이고, 주식을 살 경우에는 연간 수익률이 원금의 10%이다. 또 땅을 살 경우 연간 수익률이 원금의 20%라고 할 경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당연히 땅을 선택할 것이다. 이러한 선택의 이유를 기회비용이란 단어를 써서 표현하자면 땅을 선택하는 것의 기회비용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즉, 땅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가장 큰 기회비용은 주식을 살 때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원금의 10%이다. 하지만 은행에 예금을 하거나 주식을 삼으로써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은 땅을 매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원금의 20%가 된다. 따라서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 기회비용이 낮은 선택을 해야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사실 인간의 선택 행위는 상황에 대한 세밀한 기회비용 분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보다 경험과 지식을 통해 얻은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학생이 1천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때 그렇게 많이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금 당장 아이스크림을 먹는 일은 그 학생에게 있어 사소한 선택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가장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크림을 고르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 행위는 단기적 이익(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만을 고려했을 뿐, 장기적 손해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 그 학생이 계속해서 습관적으로 별 다른 고민 없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게 된다면 몇년 후 학생의 치아는 다 썩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학생의 혀는 지금 당장 1천원으로 즐거울 수 있지만 몇년 후 썩은 치아를 치료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아이스크림 비용을 훨씬 초과할 것이다.
따라서 기회비용이란 단순히 화폐의 가치로만 따지는 것은 아니다. 1시간의 자유시간이 있다고 할 때 공부에 투자할 수도 오락에 투자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쇼핑을 할 수도 있다. 결국 기회비용은 사람마다 처해 있는 환경과 여건, 가치관에 따라, 또 수익성과 안전성, 환금성 등에 따라 다양한 선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상만(대구은행 황금PB센터 PB실장)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