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멍게 '물렁병' 떼죽음

동해안 양식장 절반 폐사 원인 못찾아

포항·영덕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시군 멍게 양식장에 '물렁병' 피해가 심각하다. 더구나 수산당국이 수년 동안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원인을 찾아내지 못해 어민들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물렁병은 멍게 껍질이 흐물거리며 속살이 빠져나오면서 멍게가 집단 폐사하는 것으로, 지난 1980년대 중반 경남 통영 일대에서 처음 발견된 뒤 10여년 전 동해안으로 올라와 매년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영덕 대진 양식장의 경우 80%의 멍게가 폐사해 사실상 전멸한 상태이고, 포항 장기 앞바다 양식장에서도 70% 가까이가 죽어, 도내 전체적인 멍게 폐사율이 50%를 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는 아직 적조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수온도 적정한데 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지 원인을 몰라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경북도내에는 포항 164ha, 영덕 106ha, 경주 11ha 등 대규모로 멍게가 양식되면서 매년 전국 수확량의 40%에 가까운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물렁병에 대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으면서 어민들은 막대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포항의 멍게 양식업자 김모씨는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라면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발병 원인을 몰라 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으니 피해가 고스란히 어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멍게 물렁병에 관한 수산당국의 대응은 "수심 20m 이내 바다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 같으니 심해에 양식을 하라"는 초보적 수준이 고작이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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