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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를 보자] '7년만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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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2일 오후 11시 25분

'백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지능이 낮은 듯하고, 단순한 표정을 지닌 사람이 풍기는 아름다움'이라 정의하고 있다.

'세기의 미녀' 마릴린 먼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백치미다. 물론 그녀가 지능이 낮은 것은 아니었다. 세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고민했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존 F. 케네디를 비롯한 똑똑한 남자들을 주물렀으니 결코 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마릴린 먼로에게 백치미는 오히려 뭇 남성들을 바보로 만드는 마력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이미지가 바로 이 한 장의 사진이다. 지하철 통풍구에 올라서 말려 올라가는 치마를 내리 누르며 짓는 묘한 표정은 세상 남성들을 뇌쇄시키기에 충분했다. 세상사 모든 고통까지 잠재울 여신의 모습이다. 금발에 흰색 드레스에 풍만한 가슴, 거기에 헤픈 듯 노출된 각선미는 일탈을 꿈꾸는 남성들의 로망이었다.

이 장면이 나온 영화 '7년만의 외출'(1955년)도 남성의 바람기를 다뤘고, 거기에 불을 댕기는 것이 마릴린 먼로이다.

리처드(톰 이웰)는 아내와 아들을 피서지에 보낸 후 오랜만에 해방감을 맛본다. 그때 불현듯 '만약 내가 바람을 피운다면'이란 생각이 든다. 마침 아파트 2층에 아름다운 금발의 미녀가 이사온다. 우여곡절 끝에 아파트로 초대하고는 혼자 망상에 빠진다.

금발 미녀와의 이상한 상상에 탐닉해 있을 즈음, 피서지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아내는 그곳에서 리처드의 친구인 탐을 만났다고 말한다. 리처드는 이제 아내의 거동을 불안하게 느끼며 별별 망상을 다한다.

그는 미녀를 유혹해 함께 영화를 보러간다. 영화관에서 나온 직후, 지하철 통풍구에서 치마가 들리는 장면을 본 후 거의 병적인 상태가 된다. 둘은 그날 밤 냉방장치가 된 리처드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지만 기대하거나(?) 또는 우려할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리처드는 이번에는 아내가 자신에게 총을 쏘는 망상에 거의 실신지경에 이른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7년만의 외출'은 남성의 바람기를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이다. 하이 코미디의 명장인 빌리 와일더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 먼로의 연기 생활 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인 동시에 50년대 미국 코미디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작품이다.

지하철 통풍구 장면을 비롯해 더워서 팬티를 냉장고 안에 넣어두었다는 등의 기발한 대사 등이 모두 마릴린 먼로의 섹시미에 전적으로 기댄 작품이다.

영화 제목은 결혼 7년째에 가장 바람나기 쉽다는 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한때 유행이 되기도 했다. EBS 12일 오후 11시 25분 방송.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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