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구활의 작품이 31번째 선우명수필선 '정미소 풍경'으로 출간됐다. 모두 31편을 묶은 이번 수필집은 1부 '소금광산에서 만난 소녀', 2부 '아버지를 만나는 강', 3부 '에로스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 포함된 '정미소 풍경'이 은은한 달빛처럼 섬세하고 여성적인 정감이라면 '풍류별곡'은 대범하고 활달한, 그래서 남성적인 멋의 세계다. 문학평론가 서영빈은 "구활은 소재에 따라 문체적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풍류에 대한 구활의 태도는 말 그대로 풍류 그 자체의 맛을 풍긴다. 풍류는 가난뱅이가 즐길 물건이 아니고, 부자라고 쉽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다. 구활과 술자리에 마주 앉아본 사람들은 그의 풍유에 대한 개방적이고 미끈한 사유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 김종완은 "구활의 글에 나타나는 인물의 성격이 하나같이 호방하니 문체 또한 호방한가. 생각이 자유롭고 그 생각을 담아내는 문장 또한 막힘이 없다"며 구활의 작품 '중광 스님이 내소사 주지라면'은 기행수필의 또 하나의 전범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는 "구활의 작품 '사발정 약수터에 나가'는 짜임새뿐만 아니라 주제면에서도 다른 작품과 차별화되고 있다. 이 작품은 언뜻 보아 해학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양적인 멋과 미학을 독특한 은유를 통해 훌륭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필가 구활의 사이버 닉네임은 '팔할이 바람'이다. 서정주의 시 '자화상'에서 따온 이 닉네임은 구활의 용모와 언행에 잘 어울린다. 구활의 수필은 익살과 재치, 유머와 호방함으로 드러나지만 그 언어들은 대상의 내면을 날카롭게 꿰뚫고 있다. 168쪽, 5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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