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 공시족 '현대판 과거시험'?

서울시 7·9급 시험, 대구·경북서만 5천여명 상경

▲ 서울시 7·9급 지방직 공채 필기시험에 응시한 대구 수험생들이 20일 오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임시열차편으로 상경하기 위해 개찰구를 빠져나가고 있다. 1천789명을 뽑는 이번 시험에 전국에서 12만여명이 몰렸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서울시 7·9급 지방직 공채 필기시험에 응시한 대구 수험생들이 20일 오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임시열차편으로 상경하기 위해 개찰구를 빠져나가고 있다. 1천789명을 뽑는 이번 시험에 전국에서 12만여명이 몰렸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과거보러 서울간다?'

20일 치러진 서울시의 7·9급 공무원 임용 일반행정직 필기시험에 대구경북에서도 5천명 가까운 응시자가 시험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지방공무원 시험은 이른바 '현대판 과거시험'이라 불린다. 타 시도의 지방공무원 시험과는 달리 응시조건에 거주지나 등록거주지(구본적지) 등 지역제한이 없기 때문에 전체 응시자의 절반 이상이 지방 지원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2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원호(30)씨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오전 6시 KTX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는 김씨는 "전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시간이 빠듯했다"며 "학원에서 버스를 빌려 단체로 시험치러 가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이들 공시족 탓에 20일 새벽시간대 KTX 좌석은 이미 일주일 전부터 매진됐다.

오전 10시에 있는 시험이다 보니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루 전날 서울에 올라가 시험을 치렀다는 수험생들도 많았다. 이동훈(29)씨는 "지난 시험 때 당일 새벽에 출발해 아침부터 시험장을 찾느라 헤매면서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토요일에 미리 도착해 시험장 인근 여관에 방을 잡고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했다.

학원가 관계자는 "올해는 이명박 정부의 '작은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 공무원 선발 인원이 대거 줄어들 것을 예상한 공시족들이 '올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해 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서울 지방공무원 시험에는 지원자가 5만5천여명이 몰려 평균 4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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