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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 용광로서 '찬란한 미래' 담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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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공장 실습 영남이공대 이권형씨

▲마지막 여름방학을 맞은 영남이공대학 이권형씨가 주물공장 용광로 앞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마지막 여름방학을 맞은 영남이공대학 이권형씨가 주물공장 용광로 앞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영남이공대학 뉴테크디자인계열 2학년 이권형(27·사진)씨는 요즘 '이열치열'(以熱治熱)이 뭔지 실감하고 있다. 1천500℃를 오르내리는 용광로에서 펄펄 끓는 쇳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주물공장에서 학창시절 마지막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것.

물론 다른 친구들처럼 시원한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피서를 즐기거나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에게 방학은 또 다른 취업학기다. 그래서 방학을 포기하기로 했다. 2주 전 3공단에 위치한 한 주물공장에 실습을 덜컥 지원했다.

"한낮 기온이 35도만 돼도 '폭염주의보'를 내리는 등 호들갑을 떠는데 이곳은 내부온도가 40도가 넘어요. 사실 저희 같은 젊은이들 사이에 주물업계는 3D 업종으로 인기가 형편없어요."

그의 말대로 요즘 우리나라 주물업계는 고급인력의 유입도 적은데다 주도권도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하지만 이씨는 "일반 서비스업에 비해 일은 힘들지만 나름대로 보람있는 분야"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1차산업인 주물산업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특히 지금처럼 젊고 유능한 인력들이 외면하는 것이 오히려 저에게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또 10~20년 뒤에 주물업계의 중요도가 어떻게 변할지 누가 알겠어요?"

그와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용광로에서는 시뻘건 불꽃이 대기를 하얗게 태웠다. 이씨는 "정말 덥고 힘든 나날이에요. 당장에라도 다른 친구들처럼 시원한 계곡이나 바닷가로 도망가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라고 털어놨다.

그럴 때마다 그는 꿈을 위해 투자중이라고 수없이 되뇌며 참고 있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도전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어요. 반드시 주물업계의 최고 경영자가 되겠습니다"라며 그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뜨겁게 달궈진 쇳물로 엔진부품과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이씨는 비록 학창시절 마지막 여름방학을 잃었지만 대신 찬란하게 여물어가는 꿈을 얻고 있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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