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추! 경북의 여름 비경] 호국의 명산 유학산(遊鶴山)

▲ 칠곡 유학산 주변에는 한국전쟁의 전투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유학산은 도봉사 등 전통 사찰을 품고 있으며, 경치도 아름답다.
▲ 칠곡 유학산 주변에는 한국전쟁의 전투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유학산은 도봉사 등 전통 사찰을 품고 있으며, 경치도 아름답다.

유학산(遊鶴山·839m). 한국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의 핵심 방어고지로 10여차례의 탈환전 끝에 승리, 북진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호국의 산이다.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유학산 주변의 전통 사찰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한국전쟁의 전투 현장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게 휴가를 보내는 방법이 될 듯하다.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지나 왜관 방면으로 1㎞ 정도 가면 만나는 팥재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도봉사→팔각정→674고지→다부동 전적기념관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비교적 완만하다. 도봉사를 지나 30분이면 정상 839고지인 팔각정에 도착할 수 있다. 전체 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유학산은 이름 그대로 학이 노닐었다는 명성을 가질 정도로 경치가 좋다. 도봉사 뒤를 지키는 '쉰질바위' 주변은 아름다운 명산이면서 한국전쟁 때에는 낙동강전선의 교두보이자 대구를 방어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피비린내 나는 전장이었다. 1950년 7월 29일부터 9월 24일까지 2개월여 동안 벌어진 다부동 전투에서는 아군, 적군 포함해 2만7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구를 지켜낸 빛나는 전적을 기념하기 위해 다부동에 전적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길은 유학산 줄기 동쪽 끝 마을인 다부동에서 시작된다. 북쪽인 상주와 안동에서 대구로 통하는 5번 국도와 25번 국도가 합쳐진다. 또 왜관으로 넘어가는 79번 지방도가 갈라지는 교통 요충지다.

유학산은 동서로 뻗으며 그 머리가 거의 일(一) 자를 이루고 있다. 머리의 등성이는 바위로 되어 있고, 남쪽으로 높은 바위벼랑을 이룬 곳이 많다. 한국전쟁 격전지 순례 탐사길이 조성되는 등 갈림길마다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비탈진 경사길엔 쇠사다리도 설치되어 있고, 줄도 달려 있다.

우선 팥재에 내걸린 유학산 격전지 순례도에 따라 낙동강을 조망하기 좋은 도봉사를 순례하는 것이 좋다. 절을 한 바퀴 둘러보고 입구로 내려오면 넓은 길이 북쪽으로 이어진다. 이 길로 조금만 북쪽으로 더 가면 양쪽에 서 있는 장승 사이로 통나무 계단이 보인다. 유학산 산행의 오른편 들머리다.

도봉사에서 약 20분쯤 오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위용에 놀라게 되는데 어른 키로 50질(길)이나 되며, 학이 노닐던 곳이라 하여 쉰질바위 또는 학바위로 불린다. 산악인들의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유학산 정상부근에 걸터앉은 신선대는 유학산 제일의 명소라 할 수 있다. 까마득한 벼랑 위에 노송이 있고, 네댓 사람이 앉아 쉴 수 있는 반석이 있다. 반석에 앉아 산하를 굽어보면 어느새 신선이 된 듯 무욕지경에 이른다.

837m봉에서 바위등성이와 바위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계속 서쪽으로 나아가면 갈림길이 두 군데 나온다. 첫 갈림길은 북쪽(왼편)으로 가산 천평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두번째 갈림길은 안내판은 없으나 오른편 골짜기를 타고 다부동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여행정보=대구에서 5번국도를 타고 가거나 중앙고속도로 다부 IC에서 빠져나와 가면 된다. 왜관에서는 다부동으로 넘어가는 79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고갯마루에 있는 학산리 땅재를 지나 구미방향의 팥재 고갯마루에 있는 도봉사 아래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왜관→다부동=왜관 북부주차장에서 1일 4회 정도 운행하는 군내버스 이용. 대구→다부동=북부정류장(053-357-1851~3)에서 다부동 경유 구미행 버스 이용.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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