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이징올림픽] 미리보는 명승부-태권도

美로페즈家 복병 넘어야 '태권V'

'미국의 로페스를 넘어야 금메달이 보인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태권도는 남녀 각 4체급씩, 모두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국가별 남녀 두 체급만 출전이 가능하다.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최소 금메달 2~3개를 노리고 있는데 미국의 로페스 가문이 가장 강력한 적수다.

한국이 출사표를 던진 체급은 남자 68㎏이하급(손태진)과 80㎏이상급(차동민), 여자 57㎏이하급(임수정)과 67㎏이하급(황경선). 손태진만 1988년생이고 나머지 세 선수는 모두 1986년생으로 모두 20대 초반의 패기만만한 젊은이들이지만 기량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손태진과 임수정은 미국의 로페스 남매를 꺾어야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로페스 일가는 유명한 태권도 집안으로 이번에 성조기를 달고 뛸 선수 4명 중 3명을 배출했다. 둘째 아들인 스티븐(29)과 셋째 아들 마크(26), 막내딸 다이애나(24)는 선수로 이번 올림픽에 나서고 세계적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장남 진(34)은 대표팀 코치로 동생들을 거느리고 베이징 땅을 밟는다. 특히 마크와 다이아나는 각각 손태진, 임수정과 격돌한다.

맏이인 진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운 동생들의 기량은 출중하다. 스티븐은 80㎏이하급 최강자로 시드니, 아테네에 이어 이 체급 올림픽 3연패를 노릴 정도. 마크는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송명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강호이고 당시 다이애나도 한국의 김세롬을 누르고 오빠와 함께 동반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상대가 강하지만 손태진과 임수정의 승산은 충분하다. 로페스 일가의 특기인 변칙 기술(앞발을 들어 내민 채 상대 공격을 저지하면서 밀어 차는 것)이 이번 대회에서는 반칙으로 간주되기 때문. 또 손태진은 지난해 9월 맨체스터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전 8강에서 왼쪽 팔꿈치 부상에도 불구하고 마크를 5대4로 누른 적이 있어 심리적으로도 우위에 있다.

손태진과 임수정이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8월21일은 올림픽이 막바지에 이를 때다. 이들이 로페스 일가를 넘어 금메달을 따낸다면 막판 종합 순위 경쟁에서도 한국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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