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구시와 '지역 현안 상설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 한다. 국회의원 보좌진과 대구시 간부급이 참여해 이 지역 현안사업들에 필요한 중앙 예산과 각종 지원 방안을 실무적으로 챙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한나라당과 대구시의 당정협의가 이름뿐이고 지역 현안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협의체의 활동과 성과를 지켜볼 일이다.
이러한 시도가 성과를 내려면 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이 변해야 한다. 침체한 대구를 살리는 책임은 온전히 자신들 몫이라는 문제인식으로 재무장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대구가 어려워진 일차적 책임은 대구시에 있다. 엄혹한 지자체 간 경쟁에서 도약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250만 시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안기지 못한 무능은 새삼 거론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지역 국회의원들도 대구시를 나무랄 자격이 있을까 싶게 무기력했긴 마찬가지다.
이번 18대 배지를 달고 처음 가진 지난 25일 정책간담회에서도 국회의원들은 대구의 낙후를 모두 대구시 탓으로 돌렸다. 대구시가 '한 것도 없고 할 능력도 없다'는 질타였다. 시민들이 품고 있는 불만을 감안하면 그리 틀린 얘기들은 아니다. 하지만 그간 뒷짐 지고 있다가 모든 잘못을 대구시한테만 덮어씌우는 태도 또한 혀를 차게 할 뿐이다. 국회의원들 역시 지역발전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책무가 있다. 명색은 나라를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이지만 뽑아준 주민 입장에서는 지역을 위해 일해주기를 그 못지 않게 중시한다.
그런데 들리는 얘기로는 '대구시가 도와달라는 진정성이 없다'는 식의 上典(상전)의식에 꽉 차 있는 의원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나서 지역현안을 챙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평소 대구시의 도움 요청을 받으면 갖은 핑계로 꽁무니 빼는 의원도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의원들이 또 배지를 달고 호통 치고 있다. 이른바 '박풍' 아니면 집에 갔을 사람들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