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PD수첩이 신뢰를 찾으려면

MBC PD수첩 광우병 쇠고기 보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어제 '공개질의' 형식을 빌려 자체적으로 재구성한 PD수첩의 취재 원본 파일을 공개하는 식으로 중간수사 결과를 내놨다. 검찰은 PD수첩 보도 내용 가운데 19군데서 의도적 왜곡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140쪽의 공개 질의서를 보내 해명을 요구했다.

검찰이 '공개질의'라는 형식을 빌린 것은 PD수첩 제작진이 검찰의 원본 자료 제출 및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수사 내용을 발표할 수도 없는 고육책이었을 것이다. 검찰은 비록 질의 형식을 취하긴 했으나 PD수첩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검찰 수사 내용과 다른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심지어 검찰은 '언론자유를 방패 삼아 불리한 내용을 숨기는 것은 공영방송의 할 일이 아니다'며 PD수첩을 몰아세웠다.

이제 공은 PD수첩에 넘어갔다. 검찰 발표를 보면 오역과 자의적인 인용 등 지난 4월 광우병 보도의 진실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단순한 번역 오류였든 아니면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었든 현재 PD수첩은 신뢰성을 잃을 위기를 맞고 있다. 제작진은 '관련 해명자료를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개질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PD수첩이 취재한 방송자료만 5천 분 분량에 이른다고 한다. 이 원본 테이프 안에는 검찰뿐 아니라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진실이 담겨 있을 것이다. 국민들도 5천 분 분량의 원본 테이프에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 PD수첩도 검찰처럼 조목조목 밝혀야 한다. 국민들이 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든 그것만이 진정한 신뢰 회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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