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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改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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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연예인 솔비의 이름은 아명이다. 할아버지가 화투의 솔에서 비까지, 내내 빛나라는 뜻으로 지었다고 한다. 최근 솔비는 본명 권선미를 권지안으로 바꿔 호적에 올렸다고 밝혔다. 역술인을 찾아갔더니 이름이 나쁘다고 해서 바꿨다는 것이다.

인기에 예민한 연예인들의 개명사례는 성형만큼이나 흔한 일이다. 그러나 연예인만이 아니다. 사회 저변에 개명 바람이 만만찮다. 지난 2005년 말 대법원이 개인 행복추구권 차원에서 개명신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일기 시작한 바람이다. 좋은 이름을 갖고 싶고, 이름 덕으로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욕심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은 이전까지 개명에 아주 엄격했다. 범죄에 악용할 소지가 있는 데다 인식의 혼동을 부를 우려도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치국, 강아지, 고양이, 하치장, 어항 등 놀림감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속앓이가 컸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어진 이름이기에 억울하기도 했다.

법원이 입장을 바꾼 데는 2005년 여름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TV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름이 개인의 행복에 주요한 부분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후부터 법원은 신원'신용 등 특정 문제가 없는 한 웬만하면 개명을 허가해서 허가율이 90%를 넘는다.

개명이 쉬워지자 해마다 개명 신청자가 급증, 지난해는 11만5천여 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대다수가 별로 이상하지 않은 이름들이었다. 여기에는 솔비 사례처럼 역술인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멀쩡한 이름을 나쁘다며 개명을 권한다. 이름이 좋지 않아 운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면 대개는 개명 호기심이 작동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른바 역술인, 작명가 대부분이 엉터리라는 데 있다. 한자 획수의 조합에 따른 원형이정(元亨利貞) 분석 정도, 또는 이마저 모르고 남의 이름을 간단하게 지어준다. 때문에 개명이 개악 된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지어준 이름을 세월이 지나서 "누가 지었는지 최악"이라며 개명을 권한 유명 작명가도 있다. 사악한 일본의 독도 개명 공작처럼 개명 바람은 시류의 한 자락으로 보기엔 정도 이상이다.

김재열 심의실장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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