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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긴 하나 지킬 마음은 없는 '樹木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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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복현동의 금호강변 은행나무 숲이 결딴났다고 한다. 자연녹지 1천500여 평을 울창하게 채웠던 700여 그루 군락 중 3분의 1이 잘려버렸다는 것이다. 이 숲을 휴양림인 양 애지중지했을 인근 주민들이 발을 구른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 날짜 매일신문에 실린 현장 사진을 본 이라면 비록 그가 서울시민이더라도 속이 쓰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도 파괴적이고 놀라운 반생명적이기 때문이다.

누가 무슨 마음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는 모두들 짐작하는 바다. 자기 가게가 더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가로수 뿌리에 독을 집어넣는 사람까지 봐 왔기 때문이다. 자기 땅이 아닌데도 제 차 세워두기 좋게 하겠노라고 시민의 재산인 가로수를 싹둑 잘라버리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공사 업자가 단시간의 작업 편의를 노려 수십 년 커 온 나무를 베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대구 앞산순환로 중 유일하게 메타세쿼이아 40그루가 훤칠한 풍광을 형성하는 대명중 구간에서 최근 일어난 일도 그럴 개연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그런 불법 무법에 대한 지방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너그러움이다. 금호강변 은행 숲 파괴의 경우에도 주민들은 지난 3월부터 북구청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무시만 당했다고 했다. 대구 앞산 서편 기슭에서 말라죽은 대규모 소나무 군락을 발견하고 혹시 재선충 탓일지 모른다고 놀라 신고했으나 시청은 일개 시민보다 못한 관심이더라고 분개하는 사람도 있었다.

해마다 나무 심기에 거액을 쓰면서도 정작 있는 나무 지키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무감각한 이 불감증의 밑바닥엔 공무원 조직의 고질인 안일한 행정자세가 도사리고 있다. 위태롭기 그지없는 도시의 숲을 보전하려면 그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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