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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K씨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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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아직 혼사를 하나도 치르지 않아 걱정이 태산 같다. 요사이 젊은이들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장가 시집을 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 결혼은 얼굴 뜯어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뜯어먹고 산다. 처녀들은 백말 탄 왕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총각은 동남아 등지에서 처녀를 수입해오지 않을 수 없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박계주의 소설 '순애보'같은 순수 사랑은 이 땅에 영원히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노동력은 없고, 이대로 가면 40년 후에는 한국이 망한다고 한다.

신문을 펼치면 '의사 변호사 전문직 결혼'이라는 광고가 한눈에 들어온다. 결혼은 전문직만 하는 것인가? 전국의 노처녀 노총각들은 이 광고를 보고 크게 위화감을 가질 것이다.

K씨 장남은 고등학교 때부터 문예반장을 하며 작가가 꿈이었다. 국문과를 나와 출판사에 나가며 창작에 불태우고 있다. 사회인식이 문학은 춥고 배고픈 사람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K씨 차남은 서울 일류대 공대를 다니다 그만두고, 같은 학교 의대를 졸업했다. 전문의까지 되었으니 '마담뚜'들이 열쇠 3개와 통장까지 주겠다며 따라다니고 있으나, 며느리는 가난한 집 딸을 얻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돈보고 장가 잘못 갔다간 집안 망치기 때문이다. 장남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K씨 딸은 눈이 높아 전문직 신랑감이 아니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열쇠를 마련할 돈도 없다. 돈 못 번 아버지에게 눈총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지금 우리사회는 돈이 계급장이 되었고, 황금만능 사회가 되었다. 윤리 도덕은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갈수록 각종 범죄로 불안에 떨어야 한다. 모두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교육도 정상적인 교육이 아니다. 임금님도 먹어보지 못한 진수성찬을 먹고도 행복을 모른다. 사회 불평불만자의 범죄는 공포의 대상이다.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하다. 지난 한 해 1만4천여명이 자살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인간과 사상에 관한 학문이다. 인문학이 빈곤해지면 정신적 빈곤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이것을 회복하는 데는 독서가 가장 빠른 길이다. 책 속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다.

TV에 나오는 드라마같이, 좋은 집에 사는 사람일수록 싸움을 많이 하고 걱정이 많다. 고위직과 물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호롱불 밑에서 밤새워 책을 읽던 그때는 행복했다.

송일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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