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봐도 봐도 눈에 안들어오는 악보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아니 그것도 모른단 말이요"공황 상태다. 그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내 모습과 아는 것도 잊어버리는 당혹감으로 멍해진다.

아는 거라곤 높은 음자리와 오선지 위의 기본 음자리 정도인데, 그대의 질문은 # 하나 붙으면, 으뜸음이 어쩌고. 갈수록 태산이다. 이 나이에 그런 소리나 듣고 앉아 있어야 하나 싶어 다 팽개치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시작한 기타는 본래의 뜻과는 달리 커다란 애물단지다. 수업시간만 되면 긴장은 극대화되고, 선생님의 질문에 대비해 애써 외웠는데 돌아보면 또 안개 속을 헤맨다. 왜 이렇게 힘든 걸 시작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건지. 혼자 노래 부르고 싶을 때 튕기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 나의 단세포적인 생각 탓이라는 걸 요즈음에야 깨닫는다.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은 결코 없다. 행복해지기 위한 과정이 이렇게 쓰고 독한 아픔의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고 해도 오늘의 타박을 견디다 보면 땅은 굳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언젠가는 한눈에 쏘옥 들어올 악보를 위하여 열심히 튕긴다. 눈물의 기타줄 이여…….

강선례(대구 동구 신천동)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지지율 열세를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대장동 사건 국정조사 요구 속에 당의 단합이 요...
정부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온 도수치료가 내년부터 관리급여로 지정되어 건강보험 체계에 편입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50대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