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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필로소피컬 저니/서정욱 지음/함께읽는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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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답 찬는 '7일간의 철학여행'

어떤 사람이 한 인도 철학자에게 물었다.

"지구는 어떻게 있습니까?"

"코끼리가 등에 지고 있죠."

"그 코끼리는 어떻게 있습니까?"

"거대한 거북이가 떠받치고 있죠."

"그럼, 그 거북이는요?"

"그것은 나도 모르죠."

우문과 우문, 현답과 현답. 어느 것 하나 똑 부러진 것 없이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생각의 깊이, 그것이 인간 존재의 이유로 확장되는 것이 철학이 아닐까. 그래서 철학은 늘 어슬렁거리는 소요(逍遙), 곧 길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철학으로의 여행'이란 제목의 이 책은 7일간의 철학여행을 그리고 있다.

철학이란 큰 바다 위에 놓인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 중세의 아우구스티누스라는 등대와 단테와 마키아벨리, 그리고 파스칼과 데카르트의 항구를 돌아 20세기 비트겐튜타인과 하이데거, 야스퍼스, 사르트르까지 이르는 항해길이다.

서양철학의 풀코스를 맛볼 수 있는 책이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철학 현장으로 안내한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와 아크로폴리스의 디오니소스 극장이나 중세 베네딕트 수도원, 아름다운 나폴리 항구, 심지어 단테가 머문 연옥까지 다녀올 수 있다.

주인공인 필로스와 소피아가 7일간 무지개색의 방 일곱개를 여행하며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부터 철학적 해석학을 창시한 20세기 독일의 철학자 가다머까지 서양 철학사를 배울 수 있도록 소설 형식으로 구성했다.

딱딱한 이론을 마치 시간여행 하듯 현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설명한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으스스한 실험실, 영국 권리장전이 탄생한 장소, '노트르담의 곱추'의 에스메랄다와 콰지모도의 토론장, 쇼펜하우어의 단골 선술집, 헨젤과 그레텔의 무사귀환 축하기념 회견장, 존 듀이의 실험학교 개교식, 야스퍼스 탄생 100주년 기념식장 등 상상력을 동원해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단순히 철학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철학의 각 시대별로 역사와 문화, 그 주변을 흐르는 문화까지 얽어냈다. 620쪽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읽어내기는 쉽다.

지은이는 계명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철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고와 언어를 위한 논리' '만화 서양철학사', 철학동화시리즈인 '거짓말과 진실'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 '플라톤이 들려주는 이데아 이야기' 등 '쉬운 철학'을 모토로 한 저서를 잇따라 출간했다. 현재 배제대 심리철학과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620쪽, 1만7천800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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