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이 돋는 계절, 가을이다. 10월이 되면 유럽에서는 와인용 포도 수확이 시작된다. 유통업계는 오는 14일을 와인데이로 부르기도 한다. 와인이 그만큼 대중화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와인은 어렵다. 복잡한 설명이 붙기 때문이다. 어색하기만 했던 '신의 물방울'. 조금만 알아둬도 '유식한 사람'이 된다. 적은 양이면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친해지는 것이 어떨까?
◆어떤 종류가?
맑은 황금색을 띠는 화이트 와인(White Wine)은 와인제조과정에서 씨와 껍질을 없앤 뒤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순하고 상큼한 맛을 낸다. 와인을 처음 대하는 이들에게 적당한 와인으로 엷은 노란색, 연초록색, 볏짚색, 황금색, 호박색 등의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다. 생선이나 과일, 야채, 담백한 요리에 적당하다.
레드 와인(Red Wine)은 포도껍질에 있는 붉은 색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씨와 껍질을 그대로 함께 넣어 발효한 것이다. 붉은 빛이 감도는데 떫은 맛을 낸다. 붉은 벽돌색, 자주색, 루비색, 적갈색 등의 다양한 색을 지니며 대부분 육류나 양념이 많이 된 음식과 어울린다.
핑크색 장미를 연상케하는 로제 와인(Rose Wine)은 레드 와인과 같이 포도껍질을 같이 넣고 발효시켰다가 어느 정도 색이 우러나오면 껍질을 제거한 뒤 만든 것으로 담백하고 달콤한 맛을 낸다. 분홍빛깔을 지니며 생선과 고기를 함께 먹을 때 좋다.
◆쓰임새도 달라요
와인은 색깔뿐만 아니라 마시는 용도에 따라 분류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는데 반해 순서대로 나오는 서양의 식사에서는 용도에 따라 와인의 종류가 달라진다.
식욕을 돋우기 위해 식전에 마시는 에피타이저 와인(Appetizer Wine)은 산뜻한 맛을 낸다. 보통 향이 강하며 주정 또는 브랜디로 강화된 와인이다.
식사 중 또는 식사 외에 통상적으로 마시는 와인은 테이블 와인(Table Wine)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마시는 와인은 대부분 테이블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식사 중에 마시는 와인은 입안을 헹궈 나중에 나오는 음식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식후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디저트 와인(Dessert Wine)은 알코올 도수가 높고 단맛을 낸다.
◆어떻게 마실까?
투명한 와인글라스에 와인을 담아 와인의 주변 색깔과 농도 청정도를 본다. 고급 와인일수록 여러 색으로 구분되며 와인의 색이 맑으면 일단 안심해도 좋다.
와인을 마실 때는 잔속의 와인을 2, 3차례 가볍게 회전시킨 뒤 잔의 가장자리에 코를 가까이 대고 그 향을 맡아본다. 좋은 와인일수록 은은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레드 와인(Red Wine)은 볼륨이 큰 잔을 사용하는데 이 잔을 감싸듯이 손으로 쥐면 온기가 와인에 스며들어 와인의 맛이 더 좋아진다. 레드 와인은 탄닌이 많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마신다.
와인이 든 잔을 바닥에 대고 손가락 사이에 꽂아서 살살 흔들어 주면서 공기와의 마찰을 늘리고 와인을 마실 때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신다. 안주는 치즈나 크래커가 제격이다.
화이트 와인(White Wine)은 차게 마시는 것이 좋다. 청량감과 과일향을 즐기기 위해서다.
그래서 화이트 와인용 잔은 손잡이가 높고 잔이 다소 길다. 또 작은 잔을 사용한다. 화이트 와인잔을 들 때는 손잡이 부분만을 잡아서 화이트 와인의 차가운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역시 한모금으로 입안을 헹궈준 후 마시면 제격이다.
◆어떻게 고를까?
와인을 고를 때는 생산국가와 지역, 와인 회사, 숙성연도와 등급을 보는 것이 기본이다. 와인의 라벨은 와인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적혀있다.
초보자라면 입맛에 맞는 가벼운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스위트 와인과 여성들이 좋아하는 로제 와인이 좋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들어야 한다면 음식 종류에 따라 주문해야 한다. 해산물 음식에는 화이트 와인을, 육류 음식에는 레드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바닷가재나 대하 같은 갑각류의 해산물에는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 코스에 해산물과 육류가 모두 들어가 있다면 화이트 와인을 먼저 마시고 레드 와인을 마시는 것이 순서다.
◆준비물부터 챙겨라
와인 따개가 없어서 칼이나 포크를 동원했다가 코르크 마개가 병 안으로 쏙 들어가 난감했던 경험이 많을 터. 나선형으로 돌려 코르크에 고정시킨 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는 기본형 와인 따개는 1만~2만원이면 살 수 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손색없는 디자인은 10만원을 넘기도 한다. 코르크를 싼 은박지를 벗기는 '포일 커터'도 구비하면 편하다.
와인은 투명한 잔에 마셔야 향과 빛깔을 즐길 수 있다. 와인잔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하는데 통통한 튤립 모양의 잔은 레드 와인, 그보다 작은 잔은 화이트 와인용이다. 화이트 와인은 보통 차게 마시는데 차가움을 유지하기 위해 잔이 작다. 좁고 긴 모양의 샴페인 잔은 기포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소재는 유리와 크리스털, 세미 크리스털이 쓰인다.
◆보관도 중요해요
빛과 온도가 중요하다. 빛은 모든 와인을 망가뜨리는 주요인이다. 어두운 곳이나 직사광선이 비치는 곳을 피해야 한다. 형광등 빛조차도 와인을 변질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와인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줘야 한다. 통상적으로 12℃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고 진동이 없고 너무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여야 한다.
와인병을 세워서 보관하면 와인의 맛을 잃게 된다. 와인을 장시간 보관할 때는 눕혀서 보관해야 한다. 코르크의 미세한 틈새로 공기가 투입되면 와인이 산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항상 코르크 마개를 젖어 있도록 해야 한다.
마셨던 와인을 보관할 때는 하루 정도인 경우는, 코르크 마개로 잘 막아 냉장고에 보관을 하고 3~7일 정도 보관할 때에는 와인병의 공기를 빼내서 진공상태로 보관을 해야 한다. 그래서 한번 코르크를 딴 와인은 빨리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와인, 몸에 좋을까?
와인은 포도 이외에 다른 원료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 때문에 다른 종류의 술보다 영양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물론 살균작용으로 인해 위장 치료에 탁월한 탄닌 성분 등 인체에 이로운 성분이 와인 한잔에 들어 있다.
그렇다고 많이 마시는 것은 곤란하다. 적당한 와인 권유량은 성인 남자인 경우 4잔, 여자는 2잔 정도가 적당하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은 비음주자에 비해 사망률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마스터 소믈리에' 자격증을 갖고 있는 대백프라자 식품팀 남형수 팀장은 '무조건 값이 비싼 와인을 고를 필요는 없다. 조금의 상식만 갖는다면 와인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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